제주도가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태환 지사는 2일 제주도의회 정례회 도정질문 답변에서 내국인 카지노 허용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김 지사의 답변 중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기 하지만, 분명한 반대 입장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용 문제는 사실 전임 우근민 도정이 뿌려 논 씨앗이다.
전임도정 책임자는 당시 도의회에서건 어디에서건 기회 있을 때 마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허가해 그곳에서 벌어들이는 이익금의 일정액을 도민들에게 환원시키게 해 죽어가는 1차 산업 등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그 명분을 달았다. 이런 명분에도 불구하고 도민사회가 이를 악물고 반대한 것은 다름 아닌 제주도에 ‘도박산업’이 가져올 폐해 때문이었다. “도박산업을 만들어 누구를 패가망신시키려 하느냐”가 도민사회에 팽배했지만 당시도정은 게걸스러울 정도로 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민들의 절대반대 속에는 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가 허가된다면, 제주도는 조직폭력과 마약사범이 창궐하는 도박왕국이 될 것은 물론, 천박한 외래 자본에 의한 도민 자본의 잠식과 정체성의 파괴로 이어져 결국 도민들은 원주민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깔려 있었다. 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는 결국 도민들의 이런 강력한 반대와, 당시 내도한 김대중 대통령이 도정 책임자로부터 이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은 후 “강원도 내국인 출입 카지노 외에는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가를 해줄 수 없다”고 못박음으로써 당시도정도 물러설 수밖에 었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최근 재론되는 것은 정부가 서울과 부산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2곳을 신규허가를 하면서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8개가 있는 도내 업체들은 “그러잖아도 적자를 보고 있는데, 과당경쟁으로 죽게됐다”면서 관광객만 제한적으로 출입하는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이들의 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일단 “내국인 출입 카지노 허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김 지사의 발언을 환영한다. 우리가 누누이 강조해 왔듯. 이 제주 땅에 도박산업만큼은 절대 안된다는 것은 도민 절대다수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적자로 허덕이는 도내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의 ‘생존’을 위해 도정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빨리 파악하고 대안을 세웠으면 한다. 우리는 이들 업체와 거기에 고용돼 있는 직원과 그 가족의 절박한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에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의 중심에 도정이 서있다는 것을 재삼 환기시키면서 가시적 대책이 나올 수 있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