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제주 이미지를 최대 브랜드로 내걸고 각 분야에서 ‘전국 최우수 자리’를 선점해 온 제주지역이 혼돈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이 와중에 선량한 피해자들은 이 사건의 끝이 어딘지 모르고 방황하고 있다.
이른바 ‘돼지콜레라 항체 파문.
얼마 전 북제주군의 한 종돈장에서 발생한 돼지콜레라 항체 양성반응에 대해 해당 업체와 제주도 사이에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경찰의 수사도 시작됐다.
△김한욱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지난달 29일 오후 1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지사는 국립수의과학원이 도내 1개 종돈장 및 위탁농가 들에 대해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돼지 콜레라 예방주사를 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공개했다.
즉 돼지에 콜레라 예방접종을 실시, 이로인한 항체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 때부터 이른바 ‘돼지콜레라 항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당장 올 4월 4년여만에 가까스로 재개된 제주산 돼지고기 대일 수출이 중단됐다.
제주지역은 1998년 2월부터 돼지콜레라 예방접종을 중단하고 1998년 12월 전국 최초로 돼지 전염병(콜레라 오제스키병) 청정지역으로 선포됐다.
그러나 이번 항체 파동으로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은 ‘빛바랜 역사’가 돼 버렸다.
△사태 발생 후 문제는 더욱 이상하게 꼬이고 있다.
항체가 발견된 종돈장 측은 자신들은 콜레라 예방접종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이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종돈장 측은 기왕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번기회에 제주지역 모든 농가들에 종돈을 공급하는 제주도축산진흥원도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반면 제주도 축산당국은 항체가 발생한 돼지는 문제의 종돈장에서만 발생한 만큼 종돈장측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해당 종돈장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현재까지 진행과정을 살펴볼 때 이번 사건은 경찰 수사를 통해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주 축산인들과 제주도민들이 입은 직.간접 피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나서는 사람들이 없다.
콜레라 예방주사를 맞았건 자연적으로 자신의 몸에 자연적으로 항체가 형성됐건 말 못하는 돼지들은 그 실체를 알고 있는데 정작 이들 돼지를 사육시킬 수 있는 전지전능한 인간들은 이를 모른 채 서로에 대한 삿대질과 맞고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가 막힌 돼지들도 이처럼 씁쓸한 속세의 실정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