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위험성을 떠나 스포츠 메카로 불리는 제주에서 마음놓고 탈 수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 공간 하나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 2일 오후 10시 무렵 10도 안팎의 쌀쌀한 기온에 매서운 바람까지 불고 있는 종합경기장 시계탑 광장 주변.
제주시내에서 평소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은 어림잡아 1000여 명으로 여름철(4~9월) 탑동 광장을 이용했던 시민들이 동절기(10월 이후)에 접어들면서 이곳으로 모였다.
최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여름철보다는 현저히 줄어들었으나 그래도 종합경기장 주변에는 하루 평균 60~70여 명의 애호가들이 찾아와 인라인을 즐기고 있다.
주로 일과를 마친 야간에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이 곳을 찾고 있는데 겨울철에는 강한 폭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바닥에 염분이 남아있어 탑동 광장에서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해도 열이면 열 모두 넘어진다는 얘기다.
이 곳에서 인라인을 즐기고 있는 이들은 경기장 주변을 드나드는 차량과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실제 도로 기능을 하고 있는 이 곳은 소방파출소 긴급차량을 비롯해 시외버스 터미널과도 이어지면서 버스와 각종 차량들이 운행되고 있다.
한 인라인 동호회원은 “이 곳으로 옮긴 이후 몇 몇 회원은 접촉사고가 났다”며 ”초보자인 경우 다급한 상황에서는 급정거를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동호회원들은 얼마 전부터 이용 공간 일부 도로를 자신들의 자동차로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동호회원들은 자신들의 불법을 인정하면서도 마음놓고 탈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걸 안타까워하는 입장이다.
특히, 평소 대형 조명이 자정이후에는 소등이 돼 마음놓고 즐길 수 없는 형편이며 주말 오후에는 교통량이 많아 이 곳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주말 오후 일부는 서귀포 강창학 구장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 곳과 천지연 폭포 주차장마저 평소 오후 10시 이후에는 소등돼 이래저래 불만이 많은 상태다..
자신을 인라인 스케이트 애호가라고 소개한 우창성씨(29)는 “스포츠 메카로 불리는 제주에 마음놓고 탈 수 있는 공간 하나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하루 빨리 회원들의 작은 소망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