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자림로 제동 잘 걸었다
[사설] 비자림로 제동 잘 걸었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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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도지사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생태와 자연훼손 논란이 되고 있는 비자림로 구조개선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인수위는 16일 “비자림로 도로개선 사업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가 훼손 될 우려가 있어 도에 사업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잘한 일이다.

문제의 도로는 제주시 절물 휴양림 입구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140m 떨어진 비자림로다. 도는 이곳 50m 구간이 S자형으로 구불구불하고 높낮이가 심해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43억원을 들여 직선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도로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평가받는 구간이다.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전국의 이름난 도로 88군데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도로’ 평가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던 곳이다.

이도로 양편에는 십수 m 높이의 아름들이 삼나무를 비롯, 곰솔나무, 편백, 상수리 나무, 졸참나무, 떼줄나무, 단풍나무 등 수십년 또는 백년이 넘은 수목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도의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이러한 보존 가치 높은 나무 700여그루가 잘려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환경관련 시민단체와 도민 사이에서는 사업추진을 반대해 왔다. 그런데도 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강행 움직임을 보여 왔다. 단지 교통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를 없애 버리겠다는 것이다.

교통사고 발생은 도로구조 보다 운전자 과실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로구조 개선보다는 운전자 의식을 바꾸는 작업이나 장치가 더 필요한 것이다. S자형 도로구간을 스클 존처럼 철저하게 속도제한을 실시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몇 분간의 서행운전으로 사고도 줄이고 아름다운 도로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무조건 길을 넓히고 직선으로 뽑는 것으로는 교통사고를 줄일 수가 없다. 오히려 과속으로 사고를 더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지사 인수위원회의 도로개선 사업 중단 요청은 그래서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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