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최근 3년간 국민의 혈세를 제 호주머니 돈 쓰듯 흥청망청 낭비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제주도의 지방재정 운용 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여기를 보면 도의 지방재정 운용은 한마디로 ‘제멋대로’였다. 타당성 검토도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하다가 용역비만 날렸던 경우가 있었는가 하면, 구체적 지원기준이나 의회 심의 또는 법령에 근거하지도 않고 ‘도정 주요시책 사업’이라는 이유로 보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이렇게 해서 민간단체에 지원한 돈만도 48억원이나 됐다.
수요파악도 되지 않은 사업에 부당지급하거나 동일 단체가 추진하는 유사 사업에 중복 지원하고 민간 친목단체 건물 신축비 명목으로도 예산을 지원하는 어이없는 작태를 부린 것이다.
더욱이 한심 한 일은 민간단체 회원들의 해외여행 경비까지 지원함으로써 도 재정을 엉망으로 운영해 오기도 했다. 한마디로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선심성 특혜성 예산지원을 해 왔던 것이다.
이처럼 불요불급한 곳에 펑펑 예산을 쓰면서도 정작 필요한 지역주민 숙원사업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해 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대정농어촌 폐기물 종합 처리 시설 사업이나 모슬포항 어촌 복합 공간 조성 등 5개 사업은 예산 확보방안도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무산된 경우다. 이들 사업 용역비로 7억원만 날려 버렸다.
이처럼 즉흥적이고 전시성 사업약속이나 선심성 특혜성 예산운용은 감사원 감사 지적이 아니더라도 이미 여러 차례 지역여론에서 지적돼왔던 것이다.
이러한 도의 예산운용의 난맥상은 오는 7월에 들어설 새로운 도정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이렇게 허투루 낭비하는 예산을 줄인다면 도내 초·중·고생을 비롯한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면적 친환경 급식 지원 예산 등 필요하고 시급한 사업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어서 그렇다.
우근민 도지사 당선인은 마침 “다음 욕심이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차기 욕심이 없기 때문에 선심성 특혜성 지원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소신껏 예산을 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새 도정의 재정운용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