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료원은 공공보건의료서비스 증진은 위해 일반병원 허가를 받고 설립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2002년 개원(아라동) 이래 2009년까지 누적적자가 120억원으로 연 평균 약 15억원 이라는 만성적 재정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도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도 운영비 보조금(연 평균 약 6억)을 수입에서 제외하면 적자가 연 평균 20억이 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약품비, 재료비, 관리비 등의 연체 및 체불임금, 은행차입금 등 현재까지 채무가 30억원을 넘어 병원 운영이 곤란한 실정이며 우리 병원에 거래하는 약품회사, 식료품업체 등도 납품대금의 연체로 경영이 곤란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우리 병원이 위치적으로 도민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도민 대부분이 ’치매·정신병원‘, ’노인들만 가는 병원‘으로 인식하고 있어 외래 환자가 1일 50여명에 불과하며, 개원 이래 요양병원의 기능을 하면서 인력이 많이 드는 일반병원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적자폭이 계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문제가 있다.
병원의 경영실적은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로 가늠하는데 우리 병원은 인건비 비율이 85%를 차지하고 있어 민간병원(44%)과 전국 지방의료원 평균치(66%)를 비교해 보면 우리 병원의 경영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병원과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실시한 2002년?2005년?2009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경영개선 용역결과와 2007년 보건복지가족부 운영진단 결과, 2007년?2009년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 감사결과에서도 경영개선을 위하여 요양병원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 병원이 요양병원으로 전환코자 하는 이유는 적자폭을 다소 줄여 도민의 혈세의 낭비를 조금씩 줄여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요양병원으로 전환되더라도 공공의료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의 유형만 달라지고, 현재 도민들에게 제공하는 공공의료서비스 즉 취약계층의 무료진료, 저소득층의 진료,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장기입원환자의 진료 등은 계속될 것이며 현재와 조금도 달라질 것이 없다.
또한, 의료비용은 종합병원과 일반병원의 경우 개별(행위별)수가제이나 요양병원은 포괄수가제(정액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저렴하다. 개별(행위별)수가제는 진료, 각종 검사, 재료대 등 의료서비스이 양과 질에 따라 적용되는 각각 개별(행위별) 수가가 부여되는 것이며, 포괄수가제(정액제)는 진료, 각종 검사, 재료대 등의 의료서비스 양과 질에 상관없이 미리 정해진 진료비를 말한다.
한편, 우리 병원의 정신과는 현재 88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나 민간 정신병원의 개설 등으로 병상이 늘어나면서 우리 병원은 2006년 이후 정신과 환자가 1일 평균 50병상을 넘지 못하면서 인력은 88병상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병상수(49병상)로 조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요양병원 전환으로 인력이 조정되면 공공보건서비스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의료법상 의료인력 기준에 상회하는 의료인력을 운영하여 요양병원으로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의료인력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리병원은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하여 인력조정 시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자연감소를 원칙으로 추진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누적적자(8년간) 120억원, 채무 30억원이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우리 병원은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급여 등 서민층 진료, 공공보건사업 등 민간에서 기피하는 영역을 담당하고 있지만 도민의 혈세인 세금을 2007년부터 연간 10억원 이상 투입해도 만성적인 경영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여 의료원의 존립 여부가 위태롭다.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다고 하여 이런 만성 경영적자가 당연시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경영개선을 통해 도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가치를 극대화하며 공공의료기관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합리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따라서, 제주의료원은 요양병원 전환을 통하여 정체성을 확립하고 그에 따른 정신·요양보건서비스 제공을 특성화하여 도내 노인질환자 및 정신질환자 등을 위한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
한 경 용
제주의료원 관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