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국의 몰아붙이기 식 도로구조 개선사업이 제주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있다. 생태환경까지 망가뜨린다. 편의만을 고려한 행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환경 개발을 내세우는 도의 개발정책은 허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도는 최근 제주시 봉개동 절물 휴양림 입구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140m 떨어진 S자형 50여m 구간을 포함한 비자림로 1.7km 구간에 대한 도로구조 개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12~15m도로 너비를 20~25m로 넓히고 구부러진 구간을 직선화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구간은 2002년 당시 건설교통부가 전국의 유명도로 88구간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도로’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도로였다. 웅장한 곰솔나무 군락, 도로 양쪽에 삼나무가 병풍처럼 늘어선 아름다운 풍광으로 사진촬영과 영화촬영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이를 없애버리겠다는 것이다. 도로가 S자형으로 구부러지고 오르막 내리막으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될 경우 도로변에 있는 울창한 삼나무 병풍과 곰솔나무, 편백,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 보호가치가 높은 나무 700여 그루가 사라지게 된다.
참으로 어이없고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연간 2~3건에 불과한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를 파괴해버리겠다는 것이어서 그렇다.
교통사고 근절이나 예방은 차량속도 제한 등을 통해서 풀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이유로 아름다운 도로를 파괴하겠다는 도로개선사업은 당장 그만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