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일부일처제(monogamy)결혼
[세평시평] 일부일처제(monogamy)결혼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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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회에서 일부일처제 결혼은 지극히 당연한 가치이고 반드시 지켜야할 도덕 규범이며 윤리이다.

만일 누군가 ‘일부다처제’ 혹은 ‘일처다부제’를 주장한다면 사이코패스 취급을 받고도 남을 것이다.

그래서
성경(bible)과 이슬람교의 경전 코란(koran)은 간음(姦淫)하는 남편들에게 아내들의 이혼요구 등 여성을 위한 조항이 있다.

또한 법률 판례로도 간음을 이혼 사유로 인정한다.

그런데 모든 여자들은 한 남자의 유일한 아내이기가 기꺼운 것인가? 명쾌하게 분석한 자료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 개개인의 생각이므로 한 덩어리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기도 하다. 한 남자와 배타적인 애정을 나누는 것은 간혹 좋을 수도 있으나 한 남성에게만 의지하는 주부 노릇은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닐 수도 있다.

남녀평등의 법적, 성적, 제도적으로 확보된 현대에서도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대목들의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어른이 되도록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댁 식구’와 가족처럼 지내는 어색함을 넘겨야 하며, 자신을 낳아 키워준 부모님이 혼자 지내시는 명절에도 친정에 가지 못하고, 시댁우선으로 명절을 지내어야 되며, 시부모님의 아프시면 친자식을 다 제치고 며느리가 병구완을 도맡는 상황까지 감내하는 여성들의 어려움을 도덕과 윤리라는 치장으로 지탱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말이다. 지금 말하는 몇 구절은 순전히 나의 상상(想像)에 따른 근거 없는 말이다 .

여자들은 일부(一夫)일처(一妻)제를 좋아 하는가? 다처(多妻)제를 좋아 하는가? 어떨까? 일부다처(一夫多妻)제는 한사코 무조건 싫어하는 것일까? 늘 혼자 있기는 싫으나 늘 한 남자와 같은 집에 사는 게 불편하다면? 한 남자를 늘, 당연히 거두기 싫다면? 세상에 공짜는 없고 인간사가 알 수 없으니 여자들은 일부다처제를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일부다처제 하면 떠오르는 이슬람 사회에서라도 아내로 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생각에 따라 yes 와 no를 하지 않을까? 혹 기독교 국가, 불교 국가, 힌두교 국가라면? 어떨까? 그러나 이 대답도 외양적(外樣的)으로는 일부일처(一夫一妻)제가 정답 이다.

그러나 순수한 생명의 원천적(源泉的)의미로는 yes와 no가 병립될 수도 있다.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 인도네시아대학 교수이며 여성 저널리스트인 율리아 수리야쿠수마(Julia Suryakusuma)가 알려주는 코란은 우리들의 생각만큼 반여성적이지 않으며 어떤 생활에서도 여성 문화적이라고 한다. <나의 이슬람, 고정은 역, 아시아네트워크>

코란의 첫 구절은 “Iqura 읽어라”, 즉 지식을 찾고 공부하라는 말인데 여기에는 여성과 남성의 구분이 없다.

“사랑, 존경, 노력, 충고와 조언”이 충만한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첫 결혼 상대는 15세 많은 과부이다. 이슬람에서 아주 이상적 결혼으로 여기는 결혼이다.

결혼할 때 40세였던 아내 카디자(Khadijaj)는 부유하고 학식 높은 성공한 사업가였고 25세였던 예언자 무함마드는 카디자의 고용인이었다.

 결혼 후 카디자는 남편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조언자였고 예언자 무함마드가 첫 계시를 받았을 때 그를 이해하고 지지하고 지원했다.

이슬람교의 코란(koran)은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 혹은 우월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또 코란은 결혼한 남녀 모두에게 섹스가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결혼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to have sex (섹스 하라)’라는 말이고, 아내는 섹스하지 않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란은 중혼(重婚)하는 남성에게 몹시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남자는 첫 부인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고, 종교법정에서 승인 받아야 하며, 물질적·성적·정서적으로 모든 아내들에게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 여성 저널리스트 율리아 수리야쿠수마(Julia Suryakusuma)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신은 믿으나 종교는 믿지 않는다.(I believe in God but I do not believe in religion)” 고 했다.

이 말을 율리아는“ 나는 신과 사람은 믿으나 돈과 권력은 믿지 않는다.(I believe in God and man but power and money does not believe.)” 라고 읽는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성경은 코란보다 선진(先進)인가? 사람들에게 부처는 무함마드보다 선진인가? 우리가 최고의 가치라고 하는 모든 것이 선진의 대표선수가 아닐 일수도 있다.

종교건, 국가건, 자본이건, 이념이건 심지어 혁명까지도. 지금까지 내가 모르는 것은 무한대로 많은 세상이다. 모른 것이 좋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남녀관계에서는 무엇이 선진일까? 모르는 게 보약이다. 신만의 판단 할 수 있는 영역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약이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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