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윤리교육과 양길현 교수의 <버마 그리고 미얀마-네윈과 아웅산수지>(2009년 12월 출간)가 대한민국학술원 사회과학 분야의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대한민국학술원은 매년 기초학문분야의 연구 및 저술활동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우수도서를 선정해 이를 대학, 도서관, 공공도서관에 보급하고 있다.
이 책은 1988년부터 2008년까지의 20년 동안 버마․미얀마에서 벌어졌던 정치에 대해 쓴 논문들을 모아 2009년의 시점에서 수정보완하면서 편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두 개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저간의 사정을 그대로 책 제목에도 반영했다.
이는 이 책이 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때를 배경으로 하면서 미얀마라고 불리던 때의 정치과정을 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필자의 속내에는 미래의 어느 날 미얀마에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날이 온다면 그 때가 되어야 비로소 제대로 이 나라를 호칭하는 이름이 자리를 잡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숨어있다.
양 교수가 버마․미얀마에 대해 계속 관심의 끈을 갖고 있었던 이유는 1990년 5월 총선에서 아웅산 수지의 NLD가 압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군부가 정치권력을 장악해 나가는 비정상과 변칙이 어찌 1990년대와 2000년대의 개명천지에 가능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계속 뇌리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1970년대에 대학에 들어 와서 박정희-전두환 군부통치를 경험했던 필자에게는 1987년 이후 가까스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달성된 한국의 사회적 진보를 지켜보면서 더 더욱 왜 버마․미얀마에서는 민주화의 진전이 안 되는 것일까의 문제의식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연원하는 답답함과 아쉬움 그리고 미래에 대한 조그마한 낙관적 기대를 담고 있다.
1990년 이후 정확히 20년이 지나는 2010년에 선거가 치러진다니, 지난 20년 동안 이를 기다려온 필자에게는 기대가 크다.
물론 필자의 이러한 기대는 의미 있는 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선거 자체가 주는 의미와 예기치 않은 기대효과에 대한 기대라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기대가 큼으로 해서 실망도 크게 되는 또 한번의 좌절에 그칠 것이 아니라 설사 많은 기대는 하지 않더라도 그래도 선거라는 정치과정에 내포돼 있는 역동성과 가능성에 버마․미얀마의 미래를 걸고 싶은 게 필자의 소박한 바람이다.
필자는 이 책을 통해 2010년 선거 이후의 버마․미얀마를 바라볼 때 그 이전 시기의 버마․미얀마에 대한 정보와 시사를 제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족하다고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