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선거 때는 주로 공무원 줄 세우기와 공무원 줄서기가 비판의 대상이었다.
특히 도지사 선거에서의 공무원 줄 세우기와 공무원 줄서기는 결국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을 낳을 뿐만 아니라 선거가 끝난 후 논공행상의 대상이 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줄을 섰던 공무원의 지지 후보가 낙선이라도 되면 다른 당선자에 의해 나중에 인사 상 불이익을 받기 일쑤였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했었던지 이번 6.2선거 기간에도 과거 공무원 줄 세우기 문제가 주요 공방거리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또 다른 줄서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혼탁선거를 부추겨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바로 제주도내 일부 지도층의 줄서기다.
퇴직 기관장, 현직 단체장, 각종 이익단체장, 심지어 일부 학자들까지 당선가능 권에 든 유력 도지사 후보들에 줄을 서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고 헐뜯는 모습은 매우 아름답지 못했다.
설사 공무원이 아니라 해도 일부 지도층 스스로가 줄서기를 하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일으키는 데 어찌 공무원 줄서기만을 나무랄 수 있단 말인가.
앞으로 선거 때 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지도층이 줄서 준 덕분으로 당선된 후보는 도지사에 취임하게 되면 보은을 해야 한다. 자리를 하나 만들어 준다든지, 사업상 특혜라도 하나 베풀어 주어야 할지 모른다.
그래서 비리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게 어찌 공무원 줄서기보다 가볍단 말인가. 일부 지도층 줄서기는 이번 선거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였다. 공무원 줄서기를 탓하기에 앞서 먼저 지도층부터 각성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