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원 제주도지회, 도전수조사 등 제안
한국문화원 제주도지회는 제주도 접接계契문화 조사보고서를 펴냈다.
이번 조사보고서는 2009년부터 2010년 2년간에 걸쳐 제주의 공동체 문화의 근간을 이뤄온 수눌음 정신이 깃든 접계문화를 다방면으로 조사한 것으로, 제주도지회는 도내 시읍면 해안과 중산간마을에서 표본으로 삼을 만한 비교적 접계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을 마을을 임의로 선정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개별면담 또는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에서의 집단면담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 조서보고서는 가능한 그 지역 특성이 잘 드러난 접계를 발굴하고자 제보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시를 중심으로 동부지역에서는 접接이라는 용어가, 서부지역에서는 계契라는 용어가 주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제주 선인들은 경우에 따라서 한 사람이 10여개 정도의 접계에 가입했고, 그 구성원들에 의지해 가난한 살림살이에 들이닥치는 인생의 대소사를 슬기롭게 치러냈다.
또한 접계원들을 친형제자매로 여겨 서로 믿고 의지하며 도움을 주고 받았다.
접계문화는 제주사람들의 삶이 가능하도록 해준 원동력이었다.
제주선인들이 통과의례 중에서도 가장 중시했던 것은 상례였음이 다양한 접계 명칭을 통해 알 수 있다.
생활의 바탕이 되는 농업과 어업은 물론이고, 교육과 장신구, 오락에 이르기까지 접계의 내용은 다양했다.
제주도지회는 이번 조사보고서의 성과를 크게 8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생활상에서 드러나는 500여 개의 접계 발굴 ▲접계 조직을 이끄는 임원의 명칭이 지역이나 계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는 점 ▲접계 규약을 적은 문서 명칭의 시대와 기술방식이 지역에 따라 다른 점 ▲말방아, 옹기, 상례 등에 관한 문서를 비롯한 15건을 발굴해 최초로 공개한 점 ▲제주도 공동체 뿌리가 종횡으로 연결돼 있고 결속력의 실체를 파악하는 다수의 자료를 확보한 것 ▲제주의 공동체 문화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단서를 찾아낸 점 등이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지회는 ▲제주도 전 지역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접계 관련 고문서의 유실을 방지하고 적극적으로 확보해 학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공동체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특별전 또는 전시가 필요하다 ▲접계문화에 나타난 공동체 정신을 문화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접계문화를 통해 선인들 삶에 뿌리내려왔던 신뢰와 배려의 정신을 도민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는 점 등을 시급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