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술익는 마을을 만들고자 함은…
[나의 생각] 술익는 마을을 만들고자 함은…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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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대표적인 시 '나그네'의 시구처럼 '술 익는 마을'이 만들어 진다. 이사업은 농촌진흥청 ‘농촌체험용 미니가양주 제조기술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다. 우리 제주에는 대정읍 무릉2리 마을을 대상으로 제주의 특산식물인 ‘상동’을 이용하여 가양주 문화를 개발하고, 농촌관광과 연계한 소득화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술 익는 마을 만들기에 대한 노력이 성과 있는 행보가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한 넓고 길게 바라 볼 안목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선, 농촌을 찾는 이들에게 메리트 있는 체험거리를 창출하여야 한다. 주 5일 근무의 확산으로 도시소비자들이 자연을 찾아 농촌으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늘어지고 있다. 이를 겨냥해 조성된 국내 농촌체험마을도 수백 개에 이르고 있지만 다수의 농촌체험마을의 실상을 보면 간단한 체험소개에 국한되고 있어 특색 있는 아이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완도 이남 지방에서만 서식하는 상동을 주 소재로 하여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농촌체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번째, 가공 소재로서 상동의 진가를 찾고 개발하여야 한다. 상동의 열매, 줄기, 잎은 강력한 해독작용이 있어 옻, 옴 등에 효능이 있고 또한 새살이 돋아나게 하는 성분이 있어 모든 피부병과 타박상, 화상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구전되고 있다.

 특히 상동주는 제주 곶자왈에서 야생하는 열매를 직접 채취하여 일체의 첨가물 없이 효모에 의해서만 발효를 시켜 만들게 되는데 은은한 맛은 물론 건강에 좋고 와인풍의 아름다운 색과 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상품화 한다면 마을을 방문하는 나그네들에게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갖고 가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 번째, 장기적으로 마을 기업 육성이라는 새로운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이번의 술 익는 마을 만들기로 인해 발생하는 부가가치 창출은 마을 단위로 운영하여 주민들의 소득과 직결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농촌에는 무궁한 자원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농촌을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라는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인 생각을 가졌던 게 아닌지 되돌아본다. 과거의 이러한 고정관념을 깼을 때 농촌에 있는 풀 한포기도 소중한 자원이 된다.

제주의 들판에 산재해 있는 많은 자연물들이 가치 있는 농촌의 자원이 될 것이다. 농사일에 쫓기다 보면 이 보석 같은 자원들을 모르고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무심코 지나치는 농촌의 자원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농촌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도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상기하자! 일상에 쫓기던 도시 소비자들이 돌담길, 밭두둑을 걷기위해 농촌으로 몰려오고 있지 않은가?

이  성  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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