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출·퇴근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무와 향연을 곁들이며 꾸벅꾸벅 인사하는 사람과 후보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참으로 그들만이 신나는 시간인 것 같다. 그리고 오후 늦은 시간이면 감언이든 진실이든 세몰이 지지자와 함께 주유(周遊)하며 유세를 한다. 하지만 가관인 것은 소위 지역사회에서 지도층이라 일컫는 인사들이 빠짐없이 등장하고 감언이설의 말재주를 뽐내고 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도층이란 말 그대로 지역 사회에서 인정할 수 있는 솔선수범의 모범적 행동이 뒤따랐을 때 우리 모두 그들에게 지도층이란 표현을 쓰며 깊은 존경심을 표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지도층 인사의 언행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무늬만 지도층이지 오히려 지역 발전과 주민화합을 저해하는 모리배 이상이라 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 한비자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는데 ‘세 사람이 말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말로 새 빨간 거짓말이라도 그렇다고 하면 누구나 쉽게 현혹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도층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지역 사회의 화합과 분열이 극을 달리 할 수 있어 중용(中庸)에 처함이 진정한 지도층 인사가 아닌 가 한다.
그리고 후보자의 자의적 결정은 막을 수 없지만 최소한이 자기 양심을 겉포장해서는 안 된다. 한 때는 무익조(無翼鳥)가 봉황처럼 창공을 날을 듯 온갖 수선을 떠는가 하면, 맨손으로 협태산초북해(挾泰山超北海)를 호언장담하던 이들이 소신과 철학을 저버리고 합종연횡하는 것이 바람직 한 처신인지... 합종연횡의 그 쓰임새를 올 곧게 알 것을 권하고 싶다.
또한 아무런 원칙과 철학 없이 대세론을 앞세워 이 주머니에서 저주머니로 변심(變心)하는 정치적 영혼을 파는 권력지향성 이중적 관계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알았으면 한다.
모든 것을 다 제처 놓고 이번 6·2지방선거는 유권자의 힘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불분명한 색깔과 이합집단들의 난맥으로 우리를 위한 진정한 참 봉사 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제주도의 현재 무엇이 문제인지 애정은 갖고 있는지 후보자의 그 진면목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 아울러 자신의 정체성까지 팽개친 채 선거 때마다 왔다 갔다 하는 몰염치 철새형은 아닌 지, 우리는 이런 쭉정이를 골라내어야 한다.
이제껏 우리는 바다가 어떤 물이라도 다 받아들이듯 후한 인심으로 후보자의 과오를 용서하고 묵인해 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런 구태에서 벗어나 제주도민을 위해, 주민을 모실 줄 아는, 진정한 봉사자로 훗날 공적비를 세워줄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합시다. 방관자적인 태도야말로 지역을 퇴보시키는 첩경임도 잊어서는 안 된다.
강 영 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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