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신문에서 밤하늘 서쪽하늘에서 수성과 금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기사가 있었다.
이제 수성은 밝기도 떨어지고 서쪽하늘로 내려가기 때문에 찾기가 어려워지지만, 금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보통 행성들은 맨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해가 지고 서쪽하늘에서 가장 먼저, 밝게 빛나는 대상을 찾자. 그 빛은 다른 별들보다 훨씬 밝게 빛난다. 밤하늘에서 달 다음으로 두 번째로 밝게 빛나는 금성이다. 밤하늘에서 별중 가장 밝은 시리우스가 -1.4등급이지만, 지금의 금성은 -3.9등급으로 시리우스보다 6배가 넘는 밝은 빛을 발하고 있다.
망원경으로 금성을 관측하면 달처럼 그 위상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밝게 빛나는 금성과 서쪽하늘에 남은 겨울 별자리를 보고 머리 위쪽을 살펴보면 약간 붉은빛이 감도는 대상이 보인다. 밝은 빛에 확연한 붉은빛이 담겨 있는 이 대상은 화성이다. 그 붉은 빛은 화성의 표면이 붉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화성은 서양에서 전쟁의 신으로 불리고 있다. 태양계안 8개의 행성들 중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화성은 예전에 외계인이 있다고 믿었던 행성이다. 지구의 절반정도인 작은 행성이기 때문에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행성은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머리 위쪽 화성에서 동쪽으로 약간 내려가면 밝은 별이 하나 보이는데, 그 별은 사자자리의 밝은 별로 밤하늘에서도 봄별자리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자의 밝은 별에서 조금 더 동쪽하늘로 내려가면 토성을 만날 수 있다. 나름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데 그 모습은 망원경으로 들여다 볼 때 진가를 발휘한다.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토성은 그 고리를 옆으로 두르고 있고, 주변으로는 몇 개의 위성들이 떠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성보다 멀리 있지만, 지구지름의 10배가 넘는 거대한 행성이기에 특징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금성, 화성, 토성 이 세 행성들은 한동안 밤하늘에서 그 선명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2009년은 세계천문의 해였다. 올해에도 두 번의 월식이 기다리고 나로호 2차 발사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미래에 살아갈 우주롤 살펴볼 좋은 기회이다. 행성관측을 위해 망원경을 살필요는 없다. 주변에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이 있으니까.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은 망원경으로 직접 하늘의 대상을 볼 수 있는 관측실과, 날이 흐려도 천체투영실에서 재현된 별들과 화려한 입체 영상물을 즐길 수 있다. 매달 두 차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천문강좌가 진행되며 그 밖에도 과학한마당행사, 생활과학교실 등 다양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5월의 밤하늘에서 무구한 역사와 이야기들을 품고 있는 행성들을 한번 만나 밤하늘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 병 하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