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뭐 일할 꺼 어신가?”, 오늘도 할아버지 한분이 찾아오셨다. 이번 달만 세 번째 방문이시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희망근로사업, 공공근로사업, 노인일자리 사업에서 탈락하여 혹시나 일자리 중도 포기자가 생겼는지 확인 차 오신 것이다. “할아버님, 죄송해요. 노인일자리 사업에서 아직 포기자가 없네요, 혹시나 중도 포기자가 생기면 바로 연락 드릴게요”라고 말씀을 드리면 그제서야 터덜터덜 밖으로 나가신다.
자식들이 주는 용돈이라야 쥐꼬리만하고 노령연금은 한달에 팔만팔천원(2009년 기준)을 받는데, 그 돈 갖고서 생활하시기가 어려우시니 한달 일해서 20만원이라도 벌어보시겠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되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올해 2010년도 노인일자리 사업에서 우리동에서 30명을 뽑는데 60명이 넘는 분이 신청하여 반 이상을 탈락시켜야만 했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여성 83세, 남성 77세로 퇴직 나이를 60세로 본다면 노후 준비는커녕 자식뒷바라지만 하시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20년 이상을 빈손으로 살아야하는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골칫거리가 저출산 고령화 현상인 지금, 특히 제주의 노인인구와 고령화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로 2015년에는 고령사회,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노령연금이나 국민연금 같은 연금 수급 노인분들이 있다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노후대비를 하지 못해 노령연금 정도로 생계를 하고 있어 그 만큼 생계에 위협받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는 있으나 무엇보다도 생계가 중요시되는 상황이라 노인분들은 스스로 일해 용돈을 벌어 생활해나가게 해주는 시책사업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제주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만6706명이다. 여기서 공공분야 및 민간분야 노인일자리 창출에 2009년도에 2347명이 참여하였다. 노인인구수 대비 일자리 참여율은 3.5%에 불과하며 여전히 일자리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 실태이다. 물론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우리 동네 환경지킴이, 금융기관 안내 도우미, 초등학교 실버 선생님 등 다양한 공익형 일자리를 추진하고 있는지만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다.
따라서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아동안전보호, 문화재해설지킴이, 독서도우미, 노-노케어, 숲 생태 해설 등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통해 노인일자리 사업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민간일자리 부분의 사업도 적극 발굴하여 우리도의 특성을 살려 제주특별자치도가 장수의 섬이기 동시에 노인들이 삶이 윤택하고 보람되게 여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은 주
제주시 이도2동주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