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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출마자들이 14일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후보등록을 마쳤다.
그 결과 총 114명이 제주도지사, 교육감, 그리고 도의원, 교육의원 등의 최종 법정 후보로 확정된 셈이다.
전체 평균 2.7대 1의 경쟁률이다. 2006년 5.31지방선거 전체 평균3.4대 1보다 낮은 경쟁률이다.
그러나 경쟁률이 종전 선거 때보다 낮다고 해서 선거전이 평온하게 치러질 것이라며 안심할 수는 없다.
벌써부터 이곳저곳에서 잡음들이 일고 있다.
금품수수, 허위비방, 향응 등등 각종 형태의 선거법 위반 사범들 19건이 경찰의 수사를 받은 지가 여러 날이 지났다.
심지어 도지사 예비후보에 대한 몰카 동영상을 촬영, 시비가 벌어진데 이어 엊그제도 도의원 예비 후보에 대한 몰카 동영상 촬영 현장이 적발돼 또 한 번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공무원들의 줄서기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보다 못한 공무원 노조도 성명을 발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줄서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번 선거도 타락 조짐이 여러 군데서 감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선거 때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선거 환경’ 조성으로 도민이 바라는 정책선거가 실종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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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지사 선거 환경이 그렇다.
우근민 무소속 후보는 애초에 민주당에 복당, 야당 후보로 이번 선거에 임하려 했었다.
하지만 고희범 민주당 후보와의 심각한 갈등과 도덕성 문제로 당에서 버림받다 시피해서 결국 무소속 후보가 되는 곡절을 겪었다.
이러한 우여곡절은 역시 무소속 후보인 현명관씨나 강상주씨도 비슷하다.
이 두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 경쟁을 벌인 결과 현씨가 선출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생의 ‘금품 사건’이 터지면서 공천을 박탈 당한 나머지 무소속 후보가 되고 말았다.
강상주 무소속 후보도 그렇다.
한나라당이 현 후보의 공천을 박탈했으면 응당 공천 경쟁 2순위자인 강 후보에게 공천권을 부여했어야 함에도 제주도지사 무 공천을 강행함으로써 역시 한나라당 탈당~무소속 출마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한 때의 당 동지와 일전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처럼 예비선거 초기에는 “아름다운 경선”을 표방, 제법 모범을 보이는가 싶더니 본선에 들어 와서는 종횡(縱橫)은 물론, 종(縱)과 종, 횡(橫)과 횡간에도 4후보끼리 모두 정적(政敵)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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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상대방이 쓰러져야 내가 산다는 정치판의 생태상 네거티브 선거전이 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정당마다 표방했던 “아름다운 경선”이 물 건너갔듯 정책선거역시 물 거품품이 될까 걱정이다.
어떤 경우도 후보들은 정책선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책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후보와 대변인, 선거 캠프에서 쏟아 내는 언어부터 가려 써야 한다.
말, 말, 말들이 모두 순화돼야 한다는 뜻이다.
꼭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골라서 표현한다면 이것만으로도 후보자의 품위가 훨씬 돋보이게 된다.
발표문마다, 성명마다 육두문자나 쓰기 좋아한다면 선의의 경쟁도, 정책선거도 될 수 없다.
추악하고 타락하고 혼탁한 선거가 될 뿐이요, 도민 간에 이미 파벌화 되어 있는 갈등 해소도 저만큼 멀어지게 된다.
모든 싸움은 말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진실로 정책 선거를 실현하려면 멋진 공약, 훌륭한 정책 제시에 앞서 우선 말버릇부터 고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서거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