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지구대의 밤은 낮보다 소란하다
[나의 생각] 지구대의 밤은 낮보다 소란하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5.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밤(夜)하면 어둠과 고요, 평온과 휴식이 떠오른다. 소란하고 복잡한 낮을 살아가기 위한 휴식과 보상의 시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진리가 어긋나는 곳이 지구대이다. 해가 저물고 밤이 오기 시작하면 지구대의 전화와 무전기는 바쁜 숨을 토하기 시작한다. 경찰관들은 완전무장한 채 도심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밤이 주는 고요와 평온을 깨트리는 무법자들과 사회 구성원간의 약속을 깨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을 제압하기 위한 소란이다. 이 소란은 새벽까지 계속된다 하루도 빠짐이 없이…

지구대에서 하룻밤에 출동하는 횟수는 약 30여회가 된다. 이러한 출동을 야기하는 자들을 보면 만취하여 노상에 누운자, 주취 난동자, 술값 시비자, 무전 취식자 등 형사범보다 기초질서 사범이 대부분이다. 이런 자들은 만취로 인하여 이성과 사고가 마비된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가 이 사회에 어떠한 피해를 주는가를 인식하지 못한다. 만취자의 소란과 난동은 자기 자신을 황폐하게 하기도 하지만 선량한 타인에게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주고, 범죄예방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할 경찰관의 활동을 제약하여 결국은 자기의 가족과 이웃을 범죄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게 하는 중대한 과오를 범하는 것이다.

약육강식만이 진리인 동물의 세계에서는 강자만이 군림하고 약자는 숨죽이며 살아간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적 판단과 사고의 능력으로 서로 어우러지며 살아가기에 만물의 영장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만취자처럼 이성적 판단과 사고가 마비되면 이 사회가 해체되고 (가끔 영화의 소재로 쓰이기도 하는 내용이지만) 동물의 세계에서처럼 힘 센 자만이 군림하는 세계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동물처럼 살지 않기 위하여 서로 간에 합의된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하며, 서로 돕고 배려하는 마음을 강조하는 진리들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경찰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취 소란자들로 인하여 이 약속이 깨어지고 경찰 활동이 지장을 받는다면 이 사회는 엄청난 위험에 노출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기에게 돌아감을 명심해야 한다.

건전한 사고에서 시작한 음주행위가 자기의 자제력을 초과하여 결국 이성을 잃고,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막장의 행동까지 벌어지지 않도록 조금씩 절제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 지구대는 또 얼마나 소란한 밤을 보내게 될까

오  성  록
서부경찰서노형지구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