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선거 최대 이슈 浮上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동생이 갖고 있던 돈은 아파트 구입 잔금’이라고도 했다.
일파만파로 번지는 ‘돈 봉투 의혹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 현명관제주지사 예비후보의 해명이다.
보도 자료를 통해서다.
‘현명관 돈 봉투 의혹’은 현 예비후보의 친 동생이 5만원권 뭉칫돈 2500만원을 가지고 모 호텔 커피숍에서 운동원과 만나다가 경찰에 긴급 체포된 사건이다.
현 예비후보 동생 등 2명은 공직선거법 상 ‘매수 및 이해 유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그래서 선거일 20여일을 앞둔 제주도지사 선거판은 요동을 치고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판세다.
현 예비후보에 대한 표심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정직성에 대한 비판도 예사롭지가 않다. ‘돈 봉투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아서다.
민감한 선거운동기간에 왜 2500만원의 현금 뭉치를 들고 호텔 거피 숍에서 선거 운동원을 만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체포당시 떳떳했다면 왜 유권자 명단을 입에 넣어 선거관련 증거를 없애려 했는지도 아리송하다. 선거용 금품 살포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정황들이다.
또 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경찰이 아파트 잔금을 치를 돈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시민을 긴급체포하고 구소영장까지 신청할 수 있겠는가.
설득력 없는 해명에 의혹만
그러기에 ‘돈 봉투 의혹 사건’에 대한 현 예비후보 측의 해명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일 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주식 실소유주 거짓말’의 전력을 들어 또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아는 비밀을 아니라고 우기거나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구차한 변명이나 늘어놓는 것은 지도자의 덕목일수가 없다.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거짓말이나 위선과 동거하면서 사회적 또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한다면 공동체를 황폐화 시키는 도덕적 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금품살포, 음해 공작, 허위사실 유포 등 불법타락선거의 폐해는 국가기강을 흔드는 반사회적 범죄나 다름없다.
돈 선거는 반드시 추방해야 할 망국적 병폐다. 돈으로 권력을 낚았다면 쓴 돈을 몇 배, 몇 십배 벌충하기 위해 각종 비리와 연결되는 부패 고리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이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 또한 엄청날 것이다.
처연하고 절망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의 ‘돈 봉투 의혹 사건‘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변명이나 거짓말로 어물쩍 눙칠 일이 아닌 것이다. 변명이 사실을 덮을 수는 없다.
거짓말로 진실을 감출수도 없는 일이다.
때문에 후보자는 피를 토하는 처절한 심정으로 진실을 고백하고 떳떳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또 다시 ‘차떼기 당’으로 수모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엄정한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비열한 선거판 생리 노출
이번 ‘돈 봉투 의혹 사건’은 비열하고 추잡한 선거판의 생리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파파라치 수준의 상대후보 훔쳐보기나 스토커 같은 집요함은 섬뜩하기만 하다.
현 예비후보 상대측 후보 운동원들이 캠코더를 동원하여 조직적으로 현 예비후보 측을 감시하고 추적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신고에 의해 경찰이 출동했고 긴급체포한 것이다.
금품선거 추방 등 공명선거의 고상한 사명감에서 불법을 감시했던 것이 아니라 세 불리에 조급성을 느껴 상대의 비리 캐기에 혈안을 보인 것이라면 공의(公義)로운 짓거리는 아니다. 이는 또 다른 치사한 범죄유형일 뿐이다.
열쇠구멍으로 남의 집 침실을 훔쳐보는 관음증 환자나 상대를 짓밟을 요량으로 남의 바지를 끌어내리는 변태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민들 심정은 담즙(膽汁)을 삼키 듯 씁쓸하고 고약하기만 하다.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이처럼 남의 약점 캐기에 온갖 저열한 수단과 방법이 동원된다면 6.2 지방선거는 또 다시 제주사회에 갈등과 분열을 가져오는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예리하고 정의로운 유권자 의식과 현명한 도민 적 판단이 요구되는 것이다.
김 덕 남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