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자유게시판’이 있다. 경찰업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광장이다. 여기에는 경찰에 대한 질책도 있지만 칭찬의 글도 있다.
경찰이 듣기에 거북한 쓴 소리도, 듣기 좋은 단 소리도, 누구나 거침없이 쓸 수 있다. 경찰은 이 같은 글에 대해 일일이 답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업무지적 사항에 대해서는 시정하고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있다.
최근 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재된 지적 사항과 경찰의 답 글을 보면 시민들의 경찰을 대하는 자세가 얼마나 자유롭고, 경찰의 대응 태도가 얼마나 유연한지를 느끼게 한다. 자유게시판에는 경찰의 불친절에 대한 질타도 있었다. 심야에 숨어서 과속단속을 하는 경찰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비행청소년 선도와 우범지역 순찰 강화에 대한 주문도 했다. 건널목 신호등 고장으로 겪는 불편사항지적도 거리낌 없었다. 물론 가출한 딸을 집으로 돌아오게 해준데 대한 고마움 등 친절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 게시판 비율로 봤을 때, 칭찬보다는 질책이나 비판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를 내리지 않고 쓴 소리에 대해 일일이 답 글을 쓰고 있다. 경찰의 권위적 경직성 이미지가 탈색되는 대목이다. 싫은 소리를 듣고 이를 바로 잡으려는 의지가 읽혀지는 것이어서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라면 시민들의 경찰을 보는 눈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경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경찰의 열린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면 이는 경찰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주문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