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라지는 용천수 대책은 없나
[사설] 사라지는 용천수 대책은 없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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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이전 상수도가 본격 보급되기 전 읍면지역 해안마을에서의 식수원은 ‘무슨 무슨 물’로 불리어지던 용천수였다. 지하수가 해안의 얇은 지층을 뚫고 올라와 솟는 우물물이다. 여기서 솟아나는 물은 당시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제주전례의 식수원이었던 용천수 우물이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사라지는 용천수 우물은 중산간 지역에서 지하수를 뽑아 쓰는 지하수공 때문에 고갈되는 경우도 있지만 무분별한 정비로 원형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무분별 개발과 무작정 정비가 용천수 우물을 사라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파악되는 제주 해안지역의 용천수 우물은 911곳이다.

그러나 이중 200군데는 사실상 없어졌다. 예의 무분별 개발에 의한 수량 고갈이나 위치 소멸, 주변 훼손 때문이다. 나머지도 원형 훼손 등으로 소멸위기에 놓여 있다고 한다. 애월읍 애월리에 소재한 속칭 ‘하물’은 1987년 ‘한국의 유명한 물 100선’에 선정될 만큼 유명한 용천수였다.

그런데 정비과정에서 콘크리트로 물길을 새로 만들면서 원형이 훼손됐다. 수량 감소에다 수질까지 악화됐다. 이처럼 무분별 개발과 정비 때문에 기능을 상실한 용천수 우물은 부지기수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애환이 배어있는 역사적 유적이라 할 수 있는 곳들이 파괴되고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 세계적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수자원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현실이다. 제주의 용천수 우물도 이러한 환경이나 상황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종합적인 보전 관리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마침 제주발전연구원 박원배 선임연구원이 ‘제주용천수의 효율적 관리 보전 방안 모색’이라는 정책제안을 통해 원형을 잃어가는 제주용천수 관리보전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연친화적 용천수 보전대책에 대한 당국의 관심을 주문한 것이다. 지나쳐 버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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