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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말도 안된다.
도내의 한 양돈장에서 발견된 ‘돼지 콜레라 백신 항체’는 양돈과 관련한 제주지역의 청정성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려 버린 충격적 사건이나 다름없다.
1998년 2월부터 돼지 콜레라 예방 접종을 전면 중단한 제주지역은 1999년 12월 돼지 콜레라겳읒┰뵀?병 등 전국 최초로 ‘돼지 전염병 청정 지역’으로 선포됐었다.
이런 청정성은 다른 지역의 구제역 발생으로 대일 수출길이 막혔었지만 지난 4월부터 수출길을 다시 여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무슨 날벼락인가.
지난 23일 정기적 돼지콜레라 혈청 검사과정에서 도내 한 양돈농가의 돼지 중 상당수가 돼지 콜레가 백신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어떤 경로로든 이들 돼지에 백신을 주사한 것이다.
돼지에 대한 백신 주사는 콜레라 예방 차원이든 콜레라 증세에 대한 대응 접종이든 제주양돈 업계에 치명적 상처를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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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수출길이 막혀 버렸다. 도의 통보에 따라 일본에서 “제주도산 돼지고기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알려왔다.
대일 돼지고기 중단은 수출재개 7개월 만이다.
이와함께 그동안 자랑스럽게 선전하던 ‘제주청정지역’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청정지역으로 선포된후 4년만의 일이다. 4년동안 애써 쌓아온 공든 탑이 한 순간에 허물어졌고 제주의 청정이미지가 바람처럼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런데 더 큰 일은 문제 돼지들에 대한 백신 접종경로가 오리무중이라는 데 있다.
해당 양돈 업체에서는 “백신을 주사 한적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으며 도 방역 당국은 “주사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느냐”고 항변이다.
아무튼 이같은 업체와 방역 당국의 태도는 누가 거짓말을 하고 누가 진실을 알고 있는지를 떠나 엄청난 파장을 부를 것임에 틀림없다.
그 파장이 어떻게 진행되는 한 업자의 도덕성과 관련 당국의 관리 문제는 여론의 도마위에서 난도질 당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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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예상되는 사태의 파장보다도 우선 급한 것은 사태를 수습하는 일이다.
항체 반응을 보이고 있는 돼지들의 처리문제와 청정지역 회복을 통한 수출선 확보 등 시급성을 요하는 문제는 많다.
여기에다 철저한 진실규명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돼지 콜레라 백신을 구입할 경우 구매처 및 백신 일련번호 등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돼 있다.
이는 백신 판매업소 등을 역추적 하면 최종 백신 수요자 등을 밝힐수 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백신을 주사했는지는 당국의 의지에 따라 판명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제 업체에서 직접 주사했는지 또는 도축산진흥원이 출하전에 접종했는지, 아니면 이미 접종된 돼지가 제3의 경로를 통해 입식됐는지의 여부도 가려 질 것이다.
이번의 ‘돼지 콜레가 백신 항체 발견’ 사건은 제주양돈 업계의 사활과 직결된 문제다.
따라서 진상규명도 시급하고 대책마련도 시급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돼지 말고도 제주의 청정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도를 비롯한 방역 당국과 축산관련 단체겷先怨箚?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공동의 문제나 다름없다.
거듭강조하거니와 대책마련이 우선 순위다. 진실규명도 그렇다.
책임소재와 조치는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서라도 사건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