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 감독, "실패에서 교훈 얻었다"
박경훈 감독, "실패에서 교훈 얻었다"
  • 고안석
  • 승인 2010.0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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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초반 돌풍의 핵심은 '감독의 리더십'

제주유나이티드의 초반돌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14위에 그쳤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중간 순위 4위에 오르며 K-리그 지형도에 새판짜기를 예고했다.
그 중심에 박경훈 감독이 있다.

박경훈 감독은 지난 2007년 U-17 대표팀을 이끌고 세계 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개최국의 잇점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은 초라한 성적을 남기며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줬다.

박경훈 감독은 이후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나 전주대학교 축구학과 교수로 부임해 이론을 섭렵했다.

지도자 자격증 중 최고 레벨인 P라이센스를 획득한 박 감독은 지난해 12월 제주 감독으로 부임해 제주 돌풍을 준비했다.

김은중, 이상협, 배기종, 김호준 등 이적생들의 연착륙을 도왔고, 구자철과 조용형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술로 시즌을 준비했다.

8라운드 현재 제주는 성남, 포항, 수원 등의 강호를 눌러 앉히며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이처럼 제주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원동력을 박경훈 감독은 2년 전의 실패을 꼽고 있다.

박 감독은 󰡒17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며 실패를 배웠다.

그때는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왜 미래를 보지 못하고 현재에 얽매었는지 지금으로선 이해할 수 없다.

아이들에게 대회는 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가르쳐주고 일깨워 줬어야 했는데 저부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때의 경험은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비난을 수용할 수 있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기다림이 가져다주는 미덕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박경훈 감독은 실천하는 감독이다.

2년 동안 깨닫고, 느끼고, 배웠던 것들 모두를 그라운드 안팎에서 실천하고 있다.

선수들을 꾸지람을 내리기보다 격려와 칭찬으로 대한다.

단점을 억지로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더욱 가다듬는 방식이다.

 각자의 장점이 키워지면 서로 장점이 한 데 아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박경훈 감독의 생각이다.

박경훈 감독은 제주 축구에 신바람을 불러오겠다는 뚜렷한 철학으로 자신의 뜻을 초지일관 지키고 있다.

박 감독은 󰡒목표가 무엇이냐고 팬들이 물어보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고 대답을 한다.

하지만 이제 막 리빌딩을 시작한 제주가 당장 성적을 노린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물론 프로팀이 승리를 위해 전진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승리라는 것이 당장 다음 경기, 올 시즌 성적으로만 규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팀이 지향하는 스타일을 향해 부단히 노력하고 담금질 하다 보면 궁극적인 승리는 당연히 찾아오게 마련이다.

좀 더 가다듬고 선수들의 재능을 살리고 활기 넘치는 모습을 만들어 팬들에게 보답하는 멋진 경기를 펼쳐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실패의 힘을 아는 남자이자 배운 것을 실천하는 남자인 박경훈 감독의 제주는 그렇게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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