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사유재산인 간판의 간접 ‘공공재’로서의 책임
[나의 생각] 사유재산인 간판의 간접 ‘공공재’로서의 책임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어사전에서의 간판의 의미는 기관, 상점, 영업소 따위에서 이름이나 판매 상품, 업종 따위를 써서 사람들의 눈에 잘 뜨이게 걸거나 붙이는 표지로 고대 로마인들이 글자를 알지 못하는 대중에게 장사내용을 알리기 위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벽에 하얀 도료를 칠한 게시판을 만들고 여기에 상징적인 도안을 고안 표시하면서 유래되었다.

간판은 점차 산업과 기술의 발달로 너무도 다양한 방법으로 또는 다양한 재질로 제작하고 설치되어지고 있으며 특히 상점주들은 다른 간판에 비해 크기가 크고 개수가 많을수록 눈에 잘 뛴다는 인식이 오랫동안 박혀 있어 상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려 하고 튀는 색채, 튀는 디자인을 선택 그로 인해 건물 외벽은 기존의 마감재가 무언지, 건물형태가 어떤지에 상관없이 간판들로 뒤덮여 있다.

이러한 간판은 단순한 광고만의 기능이 아니라 거리, 도시, 크게는 그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수단으로서 공중과 도시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식하고 전국 각 지자체에서 간판문제의 개선을 위해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본다.

다만, 행정이 주도하는 이런 간판정비사업은 특히, 서울시의 ‘청계천 간판정비사업’을 모델로 함으로서 획일화된 디자인, 개인 사유시설물에 대한 과도한 간섭 또는 규제, 사후 유지관리의 문제점등 해결해야 될 과제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대부분의 간판정비사업이 노력과 투입한 예산에 비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서귀포시에서는 구 시가지권을 중심으로 한 간판정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 이중섭거리는 금년도 상반기중 마무리 예정으로 사업이 추진중에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타 지자체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되풀이 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비에 대한 필요성 및 추진방향, 앞에서 제기한 문제점 등에 대안 마련 등의 신중한 사전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앞서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한 지역주민의 의견수렴과 간판정비에 대한 광고주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간판이 단순히 광고만을 위한 도구가 아닌 지역의 정체성과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행정과 광고주, 지역주민들이 함께 간판을 개선하고 나아가서는 서귀포시 도시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깊은 고민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김  란  아
서귀포시 도시건축민원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