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4월도 이제 중반에 접어 들었다. 얼마 없으면 5월이 된다.
5월이 되면 매우 중요한 날이 있다. 그날이 바로 어버이날이다.
작년 이맘때 어버이날을 앞두고 “어버이날에는「내리사랑」에 대한 효도를” 이라는 기고를 한 바 있다.
그 이후 기고 효과인지는 모르지만, 주위 동료들 중 몇이 매주말 또는 매월말 부모님을 찾아뵙고 효도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기고를 했을때 보다 큰 보람을 느낀 적이 있다.
그래서 올해도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가져 보기로 하고 먼저 “어머니의 마음” 노래가사를 되새겨 본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닿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부모님들은 한평생을 가난과 싸우면서 먹을 것 못먹고, 입을 것 못입으면서도 앞의 노래가사처럼 오직 자식들에 대한 내리사랑만을 위하여 헌신하는 분들이다.
제주의 풍습에 따라 저희 집에서도 40여년전 일년에 한번 음력 6월 20일 닭 잡아 먹는 날 집에서 기른던 닭을 잡아 부모님을 비롯해서 여러 형제들이 모여 앉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은 매년 닭 잡아 먹는날 닭을 먹을때면 머리와 목 그리고 발이 제일 맛있다고 하면서 그 부위만을 골라 먹던 기억도 또렷하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 정말 부모님은 닭의 머리와 목, 그리고 발이 맛이 좋아 먹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필자도 성장해서 자식들의 아버지가 되고 닭을 자주 먹다보니 닭의 맛있는 부위가 머리, 목, 발이 아니고 가슴살과 다리 등 부모님이 예전에 좋아했던 부위가 아님을 잘 알게 되었다.
어린시절 부모님은 배고품을 참으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적은량이 닭고기중 맛있고 먹기 좋은 부위를 먹게 하려고 맛도 별로 없고 먹기도 매우 나쁜 머리, 목, 발만을 골라 먹으면서 자식들이 가슴살, 다리 등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만족스러워 했던 부모님의 얼굴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뭉클하는 감동을 느낀다.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면서 필자도 자식들과 함께 15여년전부터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부모님이 좋아하는 음식을 사들고(돈으로 드리면 아껴서 안사드실까봐)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을 삶의 제일이 낙으로 삼고 있다.
부모님은 자식들에게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무한정 주지 않는다. 생은 언젠가는 마감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자식분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못다한 효도를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습관을 길러 나가길 바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올해 어버이날부터 부모님에게 효도하는 것을 계기로 평소에도 효도하는 삶을 영위 할 수 있길 바라며, 또한 효도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인정미가 넘치는 훈훈한 사회분위가 조성되어 지길 희망해 본다.
오 태 욱
서귀포시 친환경감귤농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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