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젊은이 지능, 늙은이 지능
[세평시평] 젊은이 지능, 늙은이 지능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능은 타고 나는가, 만들어 지는가, 지능은 노인이 나은가, 젊은이가 나은가를 미국 예일대학교수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지능의 문화에 대하여 최근 발표한 책이다.<생각의 지도, 니스벳저, 최인철 역, 김영사> 이 책에서 “지능은 유전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한국, 일본, 중국인의 수학을 잘하는 이유는 더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이며, 또한 서양문화는 “명사”로 세상을 보는 환경이지만, 동양문화는 “동사”로 세상을 보는 환경 때문에 철학이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니스벳 교수)가 갈등해결에 나이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결과를 발표한 내용이다. 연구 팀은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247명을 대상으로 25-40세, 41세-59세, 60세 이상 세 그룹으로 나눠 갈등상황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예측하게 했다.

그 결과 실험참여자의 교육과 지능, 경제적 수준도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데 중요한 요소였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분쟁 해결 능력이 뛰어 났다는 것이다. 늙은이가 되면 지혜가 생긴다.(Seniors bring wisdom)는 서약속담을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다. 우리나라 역사에는 늙은이 들은 쓸모가 없는 존재로 취급했던 고려장 풍습이 전해 내려온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스토리지만 인간의 내리사랑을 설명 할 때 는 꼭 이 말을 예로 든다. 고려 때 어떤 정승을 하는 아들이 고려장을 지내기 위해 노모를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아들의 눈물로 하직 절을 올리자 노모는 “네가 길은 잃을까봐 나뭇가지를 꺾어서 올라오면서 내려가는 길을 표시해 두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차마 노모를 버리지 못하고, 고려장을 안 하고 집으로 모셔와 봉양하고 국법을 어긴 처벌을 받았다는 스토리다. 또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야화가 있다. 당나라 사신이 똑같이 생긴 말 두 마리를 끌고 와서 어느 쪽이 어미이고 어느 쪽이 새끼인지 알아내라는 문제를 낸다.

이 문제를 못 맞히면 조공을 올려 받겠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아들에게 노모는 어미와 새끼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 줬다. “말을 굶긴 다음 여물을 줘봐라, 어미는 양보하고 새끼부터 먼저 먹는다. 먼저 먹는 놈이 새끼란다.” 지금까지 전해지는 노인들의 내리 사랑에 대한 일화다. “집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려라”라는 그리스 격언은 삶의 경륜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주는 속담이다.

고대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삶의 모든 수단이 노인들의 경험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도 한 30-40년 전 농경사회, 산업사회에서는 거의 대가족 제도로 노인들이 삶의 정상에서 지시하고 돈과 가권을 장악하고 살았다. 노인들은 존경도 받고 젊은이들에게 예절도 가르치는 리더였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인 지금은 노인들을 천덕꾸러기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유는 모든 생활 정보가 인터넷으로 홍수를 이루고, 모든 생활 수단이 스피드 해져서 노인들은 따라가는 기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인에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은 동서양 거의 모든 사회에 널리 퍼져지고 있다. 이유는 나이가 들면 숫자, 물건, 영상을 다루는 능력이 현지 떨어진다. 이는 자연의 섭리이고, 생의 아름다운 순리다. 하지만 이런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4명이 공동집필한 “통속 심리학의 50대신화(50Great Myths of Popular Psychology)에서는 늙은이라고 해서 모두 행동이 느리거나, 기억력저하 되지 않으며 성적으로도 결코 무능하지 않다고 역설하고 있다<노인신화, 지식월드> 역사적으로도 많은 예술가들은 60대 후반에 대표작을 내 놓았다. 하이든은 ‘천지창조’를 67살에 작곡했고, 소포클래스는 76세에 ‘오이디푸스 왕’을 썼으며 괴테는 82살에 “파우스트”를 탈고 했다. 앵그르는 대표작 ‘터기탕’을 83살에 썼다는 기록이다.

이렇다면 늙은이들의 지능이 낮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지금도 사회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에 지혜로운 노인이 필요하다. 물론 노인이 되면 기억력도 떨어지고, 남의 이야기도 잘 듣지 않고, 자신의 경험에만 집착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늙음이 가져간 기억력의 자리에는 통찰력을 놓고 간다고 한다.

노인의 지혜와 경험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 그리고 누구나 세월이 지나면 노인으로 되는 것은 누구 할 것 없이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삶의 아름다운 여백이라고 하염없는 생각을 해본다.

김  찬  집
수필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