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대대적인 ‘국가개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법질서 확립, 국격제고 등의 용어들이 올초 정부가 내놓는 각종 정책의 첫머리에 자리 잡았고,
“ 큰질서를 잡으려면 작은 질서부터 바로세워야 한다”는 말처럼 우리 사회가 제대로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도처에 자리잡은 기초질서 무질서 무시 풍조부터 고쳐 나가야 한다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 G20 개최국답게 선진국 위상에 걸맞는 모습을 갖추자는 의지의 발로인것 같다..
기초질서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1982년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윌슨이 제시한 “깨진 유리창 이론”일 것이다.
사소한 침해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더 큰 행위로 발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누군가 유리창을 깨뜨렸는데 집주인이 바로 수리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사람들은 나머지 유리창도 다 깨뜨리거나 심지어 건물에 불을 질러도 된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1990년대 뉴욕경찰에서는 한해 2만건이 넘는 지하철 범죄를 줄일 방도로서 “깨진 유리창 이론”을 인용,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무관용)”를 선포, “빨간 불일 때 길을 건너는 사람을 막을 수 없다면 강도도 막을 수 없다”며, “가벼운 범죄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속에 기초질서 무질서 추방정책을 펼쳤고, 음주소란, 오물투기, 노상방뇨 등 경범죄 단속의 효과는 엄청났으며 이에 수반하여 큰범죄인 살인범죄도 절반이상이 줄었다고 한다.
우리는 그 기초적인 것도 못 지키고 있다. “법을 지키면 손해 본다”는 생각, 법규를 위반해 적발되면 “ 재수 없이 걸렸다”는 왜곡된 법의식 등이 우리사회에 너무 팽배돼 있다. 이젠 이런 의식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래서 경찰에서는 3월부터 대대적인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 추진대책을 마련하여 5월말까지는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고, 6월부터는 오물투기, 음주소란, 노상방뇨 등 경범죄에 대한 강력단속을 할 계획으로 있으나, 경찰에서 홍보와 교육, 단속을 실시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질서의식이 전환되지 않고는 무질서 추방은 구호에 끝날 우려가 있다.
그래서 G20 정상회의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선진질서 문화 의식을 가지고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한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 범국민적 동참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끝.
김 태 훈
서귀포경찰서 생활질서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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