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감귤산업 실태조사에 얻은 가장 큰 소득을 꼽는다면 ‘감귤산업 부흥을 위해서는 선과장시설의 현대화가 무엇보다 긴요한 사안’임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첨단 선과시설을 통해 고품질감귤의 출하뿐 아니라 생산을 자연스레 유도하고 있다.
22일 방문 첫날 와카야마현(和歌山縣) 아리타(有田)농협 직영선과장을 찾았을 때 당ㆍ산도는 물론 색택 측정 광센서(비파괴선과기)가 부착된 24개 라인의 선과시설을 갖추고 하루 260t을 처리하고 있었다. 이 선과장은 기존 4개 농협의 노후한 선과장을 하나로 통합, 광센서 등 첨단시설을 갖추고 지난 3월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취재단이 방문한 다른 2곳의 농협선과장의 경우도 모두 개별생산자가 선과장까지 감귤을 운송하면 선과장에서는 개별적으로 번호를 부여하여 등급화를 위해 당도와 산도, 색택 검사를 받는다. 특히 품질검사에 색택까지 포함, ‘완숙후 수확’을 유도하는 것은 특기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이들 선과장에서는 광센서 품질검사 이전에도 인원을 고용, 선별을 3단계로 나눠 실시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선과장에서 품질이 나쁜 감귤을 원천봉쇄하는 등 표준규격이 아닌 것은 도매시장에 출하할 수 없다는 선과장 관계자들이 설명이다. 등급화된 표준규격품이 아니면 가공품으로 돌린다.
이러한 일련의 선과과정과 포장이 끝난 후 도매시장에 출하되어 등급별 가격이 결정되면 조합에서 공동으로 계산하게 된다. 등급은 품질을 기준으로 수(秀), 우(優), 양(良) 등 4가지, 크기 기준으로 5등급(2L, L, M, S, 2S)으로 구분, 품질과 크기의 조합을 통해 등급을 세분화한다. 구마모토현(웅본현) 과실농협이 운영하는 가와치선과장의 경우 무려 42등급으로까지 등급을 매기고 있다.
등급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도와 산도의 함량이고, 다음으로 크기, 색택의 균일성, 외상여부, 병충해 여부 등이 중시된다.
이처럼 품질등급을 세분화, ‘품질의 균일화’를 도모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감귤 가격지지의 효과로 연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농가들이 품질 좋은 감귤생산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체제다. 감귤 가격결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품질’이 첨단 광센서가 부착된 선과기로 객관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어떤 대책보다 광센서선과기가 고품질감귤 생산 및 유통에 유용하다는 말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마모토현과실농협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내 선과장의 60%가 이러한 광센서선과기를 갖추고 있고, 농협 선과장의 경우 100% 광센서선과기로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
도내 농협 중 제주감귤농협이 유일하게 광센서선과기(10개 라인)를 운영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되는 점이다.
광센서선과기의 또 다른 장점은 고품질감귤 출하 외에도 공정한 정산을 위한 품질등급 기준 설정으로 전국적인 공동출하ㆍ정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공동정산은 개별정산하의 공동판매에 비해 대량거래의 이점과 위험분산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공동선별, 공동브랜드, 공동출하와 같은 생산자의 공동판매 활동을 질적으로 개선시키고 판매성과도 배가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광센서선과기에 선진유통시스템 구축에도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