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설문대 할망의 마지막 교훈 '안전'
[나의 생각] 설문대 할망의 마지막 교훈 '안전'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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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화속의 설문대할망은 전 세계 남성위주의 창조신화 속에서도 여성의 모습으로 인간과 함께 하면서 우리제주의 정신문화를 풍부하게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특히 천지창조의 위대한 능력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숨김없이 보여 주면서 우리와 삶의 애환을 같이하는 친근함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안전을 우선으로 고민하던 나에게 신화속 설문대 할망의 사망원인은 많은 의문점을 불러 일으키며 나름대로의 결론을 가지게 되었는데 신화의 주인공 이면서 그 최후를 두 가지로 남겨놓은 비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안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아래의 이야기로서 일깨워 주려한 것이다.

첫째는 자식을 위하여 음식을 장만하다 그만 실수로 솥에 빠져 죽음으로서 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에서도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하였고, 둘째, 평소 자신의 큰 키를 자랑하기 위하여 물이 깊다고 소문난 이곳저곳에 몸을 담그다 너무 깊어서 누구나 조심한다는 사람들의 말을 우습게 여기며 들어선 한라산 물장오리에 빠져 죽으니 이는 쓸데없는 호기심과 자만심이 사고를 불러온 다는 안전 불감증에 대한 신화적 교훈을 남기게 된 셈이다.

평소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친한 사람들을 만나면 장난으로 충돌하려다가 급정거를 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던 "K"씨 어느 날 길가에 서있는 친한 친구의 아내를 보자 그 장난기가 발동하였는데 안전수칙을 무시한 그는 충돌직전에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가속페달을 작동시켜 가장 가까운 친구의 아내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결국 가장 가까운 친구마저 잃는 비극을 맞고 말았다.

1999년 12월 1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천호프집 사고역시 내부수리 중이던 지하실에서 석유와 신나 중 어느 것이 불이 잘 붙는가 하는 어처구니없는 호기심에서 비롯된 안전 불감증에 의한 참사였다.

우리는 이렇게 수없이 반복되는 비정상적인 사례를 돌이켜 보면서 안전에 대한 긍정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올 수는 없을까 고민하며 그중에서 경험에 의한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죽하면 수천 년 반복된 자녀교육에도 “너도 자라서 부모 같은 입장이 되어보라”고 하였을까.

그러나 안전을 위한 경험은 최소한의 사례로서 경각심을 주면 충분한 것이며 각자의 바른 생각, 바른 행동, 바른 습관으로 성숙한 나와 가정, 사회구성원 모두가 안전지킴이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제주와 육지를 이어 드넓은 세상으로 드나들이를 보장하겠다는 설문대 할망의 제안은 아직도 유효하지 않은 것인지 되묻고 싶다.

설문대할망의 속살을 감추어주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우수한 안전도시를 향한 도민의 의지가 있다면 설문대 할망이 창조한 이 제주는 전 세계의 땅과, 바다, 하늘 길과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허  은  석
제주소방서 이도119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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