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단풍을 시기하였던가
늦은 가을 산 새벽
아무도 몰래
첫눈 내리다
산정은
여자의 하아얀 젖가슴
그 아랜 아직도
낙엽이 불타오르고
어느새 계절은
서둘러 겨울을 향해 치닫는데
미쳐 준비하지 못한
새끼 노루 한 마리
화들짝 놀라 초원을 서성거린다
(오상철 작-초설)
오상철씨가 시세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오상철씨는 눈오는 밤초설봄을 그리워하며길 등 4편의 시를 출품했다.
심사위원들은 오 씨의 작품을 두고 눈오는 밤은 어둠 위로 내리는 하얀 눈만큼 진한 그리움 사랑하는 만큼 보고 싶었고, 초설은 붉게 물든 단풍을 시기했던가, 서둘러 겨울을 향해 치닫는데 새끼 노루 한 마리 초원을 서성거렸고, 봄을 그리워하며에서 올레꾼들은 은갈치가 비싸다고 투덜거리고, 늙은 어부는 바람이 바뀌고 나면 볕이라도 따스할 거라며 봄을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그리면서 오랜 습작을 거쳐 표현의 깊은 맛을 지니고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으나 주제를 드러나지 않도록 감추어야 하며 구체적인 시어보다는 상징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씨는 유년시절부터 늘 꿈꾸어 오던 시에 대한 그리움이 어느덧 중년이 되어버린 지금 다시 꿈틀거린다면서한결같이 이끌어 주고 항상 곁을 지켜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이제부터라도 분발하라는 뜻으로 새겨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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