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도체육회 행정사무감사가 있었다.
이날 도의원들은 도체육회에 대한 쓴소리들을 쏟아냈다.
한 의원은 도체육회 중요 요직은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주도 체육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도체육회를 정치적 입김에서 해방시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도체육 발전에 참으로 의미있는 말이다. 하지만 도체육회가 제주도의 재정적 입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일 것이다.
또한 어이없는 발언들도 쏟아져 나왔다. 일부 도의원들은 메달성과를 보이는 경기연맹에만 예산을 지원하라,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있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도체육회는 눈에 보이는 성과달성이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참으로 걱정되는 대목이다. 최근 불거져 나온 쇼트트랙 사건은 바로 이런 엘리트 위주의 체육교육의 병폐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기록이 나지 않는다고 구타하고 감금아닌 감금을 감행하면서 선수들의 인격과 자유의지가 송두리째 무너져 버린 사건을 이들은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체육이란 어느 특정 종목만 육성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조화속에서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도의원들은 성과만 보이는 경기연맹에만 예산을 지원하라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하고 있다. 즉 메달 하나 따지 못하는 연맹은 아예 자연도태시켜 버리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메달을 따야하고 메달을 획득해야만 예산이 지원되니 무리한 연습에 선수들이 지쳐 쓰러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올림픽때 핸들볼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를 기억한다. 아무리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상위 입상이란 기록을 보였지만 비인기종목이란 설움에 날마다 눈물지었던 이들이 경기를 마치고 국민들에게 핸드볼에 관심을 가져 달라며 눈물을 흘렸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도체육회나 도의원들을 앉아서 예산삭감 타령이나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도내 체육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선진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이 체육발전을 위해 어떤 비전을 갖고 노력을 해왔는지 검토하고 그 속에서 제주도의 사회적 여건에 알맞는 최적의 공식을 산출해 내야 하는 것이 체육회와 도의원의 몫일 것이다. 편협하고 우물안 개구리식의 시각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