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환 지사가 최근 도지사 선거와 관련, 공무원들의 자료 유출 행위를 경고한 바 있다. 도지사 예비후보들에게 각종 행정자료를 유출시키는 것 자체를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으로 보는 듯하다. 한마디로 이번 선거에서 공무원들의 줄서기는 용서 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것은 신임 김방훈 제주시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김 시장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제주시청 공무원들에게 6·2선거 엄정 중립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선거에서의 공무원 줄서기를 없애겠다는 굳은 다짐일 터이다. 김태환 지사와 김방훈 시장의 이러한 의지는 결코 해보는 소리가 아니라고 믿는다.
지난번 5·31지방선거 때 공무원 줄서기, 공무원 선거 개입 의혹 수사 등으로 제주도가, 그리고 제주도내 일부 공무원들이 얼마나 시달림을 받았고 명예를 손상당했던가. 다행히 모두가 법적 책임만은 면하게 돼 결과론적으로 무사하긴 했지만 고위직 공무원들이 검찰에 불려 다니며 조사 받는 모습을 보면서 도민들이 매우 속이 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자료유출 금지와 공무원 엄정 중립 등을 유난히 강조한 것은 지난 5·31지방선거 때의 뼈아픈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자성(自省)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특히 6·2선거에서는 제주도감사위원회까지 발 벗고 나서서 공무원 선거운동 개입, 줄서기, 집무상 비밀 누설 등을 집중적으로 감찰한다니 잘하는 일이다.
만약 공무원들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선거에 관여하게 되면 각종 범법 행위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마련이다. 동창회-체육대회를 선거에 악용하게 되고 비밀 누설, 금품-향응도 주고받게 되며 심지어 근무 태만까지 범하게 된다. 사실 그동안 제주도내 상당수 공무원들의 선거 줄서기는 전국적으로 너무도 유명했었다.
만약 이번 선거 때도 공무원 줄서기를 뿌리 뽑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이왕 칼을 뽑았으니 공무원 줄서기에 대해 쾌도난마(快刀亂麻)하라. 그래서 큰 공을 세우라. 이번에도 공무원 줄서기를 바로 잡지 못한다면 제주의 미래는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