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제주혁신도시에 입주할 ‘국세공무원교육원’ 등 7개 기관의 직원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실시해온 ‘제주탐방’ 행사가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올해도 이 행사를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참여 인원도 7개 입주기관 직원-가족 등 관계자 150여명에 이른다.
혁신도시 탐방행사의 본래 목적은 좋았다. 7개 입주기관의 직원과 가족들을 초청, 이전지역의 가능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주어 업무나 실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제주탐방을 통해 이해시킴으로써 혁신도시에 대한 애착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까지 모두 8차례 1000여명이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예산도 수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 행사는 당초 목적과 달리 ‘관광’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참여자들이 사실상 알고 싶어 하고 또 미리 알아두어야 할 교육환경, 의료관련 인프라, 교통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나 현장 답사 등은 결여된 채 제주관광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150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탐방 일정도 오로지 관광으로 짜여 있다. 혁신도시 부지 현장 답사를 제외하면 새연교-천지연 구경, 가파도 청보리축제 참가, 올레 걷기-한라산 등반 등이 전부다.
이를테면 교육이나 의료, 항공좌석난 해결 등에 대한 대책을 설명해 주지 못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현장 및 시설 답사가 결여되고 있다. 한마디로 입주할 사람들에 대한 믿음을 주기는커녕 의문점만 품고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
바로 이러한 불만이 지난 26일 있었던 혁신도시 이전기관 실무자 간담회에서 터져 나왔다고 한다. 적잖은 예산을 들인 혁신도시 탐방행사가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없음만 같지 못하다. 물론 행사 말미에 맛 뵈기로 관광하는 것까지 나쁘다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래의 취지와 다른, 본말이 바뀐 행사라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다. 만약 앞으로도 서귀포시가 혁신도시 탐방행사를 계속하려거든 목적에 맞게 내용을 수정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