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을 소재한 영화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꽃비. 제주 출신의 정종훈 감독이 메카폰을 잡았다.
정종훈 감독은 1981년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부터 단편 영화연출을 했으며 2000년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과 입학 이후 여러 단편을 제작, 만화 영화제에서 수상한 실력파다.
꽃비는 자신의 첫 장편작이자 자신의 단편영화 섬의 노을을 장편화한 것이다.
기존의 4.3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나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꽃비’는 4.3항쟁이 일어났던 시대적 배경을 극중 등장인물에 투영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친숙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연출됐다.
영화 꽃비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제주4․3를 바라보고 있다.
정 감독은 4․3이라는 한 시대의 비극을 이 영화를 통해 제주도민만의 아픔이 아닌 한국 현대사의 전국민적 아픔으로 승화시키려 하고 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지만 4․3를 겪어보지 못한 감독의 입장에선 4․3은 한낱 역사적 사실일 뿐이다.
이렇게 대중들에게 낯선 4․3을 도덕적 잣대나 판단을 최대한 배제한 시선으로 영화라는 친숙한 문화코드에 녹여, 4․3에 대해 널리 알림과 동시에 관심을 유발시켜 관객들 스스로 4․3에 대한 판단을 내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꽃비는 아름다운 섬 제주도를 주요배경으로 하고 있다. 익숙한 제주의 모습을 넘어 우리에게 생소한 제주의 비경을 영상으로 담아낸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낡은 책걸상을 채우고 있는 빛 바랜 교실로 대변되는 옛날 소학교의 모습과 동장인물들의 복고풍 교복차림은 옛세대에게는 학장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요즘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영화 꽃비는 4월1일 제주 롯데시네마 극장에서 개봉한다.
■줄거리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는 조용한 학교. 권력을 쥐고 있던 형석이 떠나고 숨어있던 욕심들이 떠오르면서 서연을 둘러싼 도진과 민구의 작은 경쟁도 점점 커져만 간다.
때마침 운명처럼 멀리서 전학 온 한남자. 동일.
아직 나에겐 사랑도 우정도 가족애도 없다. 오로지 힘.
권력 공백 이후 급장 선거가 시작되며 동일이가 합류한 작은 경쟁은 작은 전쟁이 되어 간다.
모두가 행복하기만을 바랬던 서연은 동일의 게임에 희생되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