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제주에서도 6.2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의 선거출마의 변에 잔뜩 힘을 주어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대방은 적임자가 아니고 자신만이 적임자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대부분 민생경제, 도민복지, 공명선거, 일자리 창출 등의 너무도 추상적인 말들이 앞 다투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공약은 우리 도민들의 공감과는 거리가 멀다.
도민들은 어느 후보든 당선이 된 후에는 도 단위 공기업, 단체장, 공무원조직에 자신을 도와준 사람으로 물갈이 되는 게 현실이다.
아무리 공모제니 위원회 추천이니 해도 그걸 믿는 도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선거에 줄을 잘 서고 지원을 잘해서 선거후에 한 자리 잡을려는 인사들 때문에 선거는 혼탁해지고, 선거 부정은 필연적이다.
이들이 가장심한 선거법위죄인들이다. 물론 같은 정당, 같은 조직에서 선거대책 본부장 등은 예외다.
그 사람들은 그게 직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콘텐츠가 신선한 선거공약이다.
또 선거 전략상이유인지 모르지만 주로 관심을 갖는 대상은 감귤농민, 관광업 그리고 업종별로 단체가 조직된 계층들의 분야다.
단체 조직이 안 된 일반 중산층이 바라는 것은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사회’ ‘정직하게 살아서 손해 안보는 사회’ ‘남보다 부지런히 노력하면 성공 할 수 있는 사회’를 바란다.
이들은 우리사회를 조용히 떠받치는 버팀목이다. 이들은 웬만하면 쉽게 외면당한다.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은 소위 지도층도 아니고 정부의 보조를 받을 만큼 가난하지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면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건실한 다수임에도 권위주의 시대에는 행동하지 않은 양심이라 해서 홀대를 당했고, 시대가 바뀐 지금에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폭탄 논리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중산층들이다.
며칠 전 새벽에 제주시 신산 공원에 아침 운동을 갔다가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방일간지를 배달하는 지인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신문을 뒤에 싣은 오토바이를 세우고는 반갑게 대화를 하게 되었다. 30년 넘게 꾸준히 신문을 배달하며 자식들을 대학도 졸업시키고, 결혼도 시켰고, 며느리도 새 가족으로 맞이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쳤는지 말을 좀 멈췄다가 열심히 살았지요, 한다. 학력이 높지 못했기 때문에 이 일을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신문사를 옮기며 일했다고 했다.
나의 신문칼럼도 모두 읽는다고 나에게 격려도 해 주었다.
나는 이분이 앞으로도 사회를 위해 뭔가를 위해 열심히 가꾸어 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세상의 변화는 선거에 출마한 잘나가고 목소리 큰 사람들이 이루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이렇게 성실히 제자리에서 열심히 자신의 삶을 일구어 나가는 분들에 의해 사회는 발전해 왔다는 생각이이 들었다.
이 같은 분들이 사회를 지탱하며 사회를 선순환으로 유지 시킨다. 이들이 중산층이다.
지방정치도 거창하고 거대한 담론 정치보다도 소박한 생활정치로 포커스를 맞춰야 실감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출마하는 자들은 거창하게 선진국 얘기를 많이 한다. 예전에는 경제 발전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국격(國格)이니 선진문화니 지역 총생산이니 하는 거창한 말들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래선지 지방해정에서는 발전된 우리 모습을 알리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거대한 이벤트 행사에 집착하는 것을 본다.
대단한 레저시설을 설치하거나 흥겨운 대 축제라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물론 제주 문화가 담겨져 있고 제주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이벤트 축제도, 레저시설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외국에 가면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그네들의 일상적인 삶과 삶의 문화다. 인위적인 축제나 시설에 감탄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제주의 도시도 많이 아름다워졌지만 도시 가로에 설치된 클린하우스(생활 쓰레기 집하장소)에 치우다남은 쓰레기와 코를 찌르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 일반 서민들이 다니는 조그마한 식당의 위상상태, 불친절한 택시 등 해결해야 할 소소한 과제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해결해야 우리 지역에 와서 걷고 싶고, 다시 오고 싶은 제주가 된다. 이게 바로 우리 주변생활에 관심을 갖는 것이고, 지방정치이며 지방행정이다.
바야흐로 지방 선거 계절이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 간, 정당 간 다툼에서 누가 승리를 하고 또 다른 후보보다 내가 낫다는 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좀 더 목소리를 낮추고 스케일을 줄여서 소박한 생활정치, 생활 행정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그래서 정치적 승패의 거창함보다 구체적 변화와 개선이라는 실리를 기대하고 싶어서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