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2지방선거, 그 중에서도 도지사 선거는 그 어느 선거와도 닮지 않다. 우선 본선(本選)이 아닌 예선, 즉 당 공천 전(黨 公薦 戰)부터가 그렇다.
현재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는 공천을 받기위해 몰려든 예비후보가 무려 5명이나 된다. 강상주 전서귀포시장, 강택상 전 제주시장, 고계추 전 제주개발공사 사장, 김경택 전 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이사장, 현명관 삼성물산 상임 고문이 그들이다. 이들은 요즘 기자회견, 민생-경제 탐방 등을 통해 경선 운동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중에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민심과 당심(黨心)을 살펴가면서 자진 사퇴 혹은 ‘가로-세로 연합하기’ 등 조정 과정을 거칠 개연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럴 경우 막판에는 과열될 수도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경우는 경합자가 많지 않았음에도 예비 후보 간에 단식, 탈당, 무소속 출마선언 등 벌써부터 부작용이 일고 있지 않은가. 한나라당이라고 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는 종전과 달리 군소 정당까지 지사 후보를 내려 하고 있어 무소속을 포함하면 예비후보가 9명이다. 과거에 없던 후보난립이다. 무릇 모든 선거에서 후보가 난립하면 과열을 부르고, 과열은 부작용을 낳으며 부작용은 지역을 4분5열(四分五裂) 시킨다.
물론 이미 등록된 예비후보 9명도 공천을 거치면서 정리되겠지만 그렇더라도 군소 정당들을 포함한 여-야 정당공천자와 무소속 출마자까지 하면 본 선거에서 격돌할 후보자도 5명이나 되는 셈이다. 이 역시 후보난립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제주도는 과거 십수년(十數年) 이래 도지사 선거를 치렀다하면도민이 양분 되었다. “누구는 누구 파”하는 식이었고, 공무원 줄서기는 제주도의 가장 고질병이 되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과열된 당 공천 경합과 본 선거를 치르면서 타기해야 할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 선거부터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선거를 도민의 잔치로 만들지는 못할망정 적군과 아군으로 편 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후보-도민들 모두는 이번 선거를 정말로 슬기롭게 잘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