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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국내 국적항공을 대표하는 양대 항공사의 영업행태가 너무 치졸한 것으로 드러났다.
덩치나 모든 면에서 경쟁상대가 될 수 없는 취약한 저가 항공사를 죽이기 위해 온갖 치졸한 방법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국내 양대 항공사의 부끄러운 행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 항공사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저가 항공사와 여행사의 거래를 방해하고 항공권 가격을 제한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각각 103억9700만원, 6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두 항공사는 여행사가 저가 항공사와 거래를 하는 경우 성수기 및 인기노선 좌석 공급과 가격지원 등을 제한하거나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런 협박으로 저가항공사의 좌석 판매를 방해하고 결국은 저가 항공사의 경영난을 불러 문을 닫게 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국내 저가항공사 중 두 곳은 지난 2008년부터 경영난 등을 이유로 운항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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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항공사의 횡포는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붕괴시키려는 반시장적 작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배만 불리고 약자는 짓밟아 버리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 양대 항공사의 탐욕은 제주관광산업을 ‘고비용 바가지 관광’이라는 달갑지 않는 별명을 낳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의 물가 인상 등 제주의 경제에도 주름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인상을 거듭해온 항공료가 제주관광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물류비 부담 등 지역물가 인상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아지기 때문이다.
도민들의 뭍 나들이에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는 등 양항공사의 독점적 항공교통 장악 체제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런 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 제주도와 합작인 ‘제주항공’이 탄생한 것이다.
제주항공의 항공료 저가 공급이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탑승률이 높아지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도 저가 항공 자회사를 만드는 등 저가 항공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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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항공시장 다변화는 그만큼 제주 접근성을 보다 쉽게 하고 제주관광 비용을 절감시켜 줌으로써 당장 제주관광 활성화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600만명을 돌파한 제주관광객도 이러한 저가항공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런데 양대 항공사는 이러한 저가 항공의 긍정적 기여도를 시샘하고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자기들은 저가항공사를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다른 저가 항공은 못 봐주겠다고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도덕한 기업윤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악덕이다. 여타 저가 항공사들이 이용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면 양대 항공사도 가격 인하나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호응을 유발시켜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규모면에서 아직은 허약체질인 저가항공사를 짓밟기 위해 여행사에 압력을 행사했던 것이다.
그래서 여타 저가 항공사들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 그때부터 마음대로 항공요금을 인상하겠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양대 항공사는 저가 항공사를 공격해 제 욕심을 채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가 항공사의 경영능력을 배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신뢰와 호응을 얻는 항공사로 거듭나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