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간 이견 속 `접점찾기' 쉽지 않을듯
세종시 해법 마련을 위한 한나라당 `6인 중진협의체'가 8일 정몽준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친이(친이명박) 2명, 친박(친박근혜) 2명, 중립 성향 2명 등 모두 6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중진협의체는 4월 임시국회에 앞서 이달 한달간 토론을 통해 `접점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진협의체에 참여하는 중진 의원들께서는 본인이 속한 지역구에 이해관계를 버리고 계파와 정파도 모두 잊어야 한다"면서 "오로지 대한민국의 미래만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 속에 한나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다양한 주장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충분한 토론을 통한 합의안 마련을 촉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인내와 설득,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성숙한 토론문화를 보여줘야 한다"며 "세종시 해법을 찾기 위해 교황선출 방식으로라도 결연한 각오를 갖고 협의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진협의체가 합의안을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원안 수정'을 통한 절충안을 모색하려는 친이계와 `원안 고수' 입장인 친박계 사이에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합의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당론변경을 위한 표결 등 절차 문제를 놓고 절충을 벌여야 하지만, 이 마저도 계파간 이해관계가 맞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중진협의체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수면 아래로 잠복한 `세종시 국민투표론'이 재분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진협의체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계파의 틀에 갇혀 논의의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친이계가 친박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수정안 당론 표결, 더 나아가 국민투표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중진협의체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협의체 논의에 대해 낙관적 기대를 걸지 않고 있으나, 최대한 논의의 교집합을 통해 계파간 이견을 조정하겠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친이계 의원은 "일단 중진협의체에서 의원총회를 통해 제기됐던 논의를 정리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며 "비공식적으로라도 모든 이야기를 나눠 접점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 의원은 "마라톤 의원총회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무슨 얘기를 더 진척시킬 수 있겠느냐"며 "하지만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하면 출구전략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세종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중진협의체가 두 사람간 회동 분위기를 조성하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핵심 당직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중진협의체가 최종 결단을 두 사람에게 넘긴 채 회동 분위기를 성사하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회=김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