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기과제로 잠적하게 된 케이블카
[사설] 장기과제로 잠적하게 된 케이블카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랫동안 찬-반 논쟁을 벌였던 한라산 케이블카 건설이 또 다시 장기과제로 남은 채 잠적하게 됐다. 그러나 그 불씨가 완전 사그라졌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먼 훗날이 될지 모르나 때가 되면 언제든 한라산 케이블카 문제는 다시 등장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 케이블카는 비단 현 김태환 도정(道政)에서만 추진했던 사업이 아니다.

 1970년대 박정희 군사정권 아래서도 ‘한라산 삭도(索道)건설’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됐던 사업이다. 하지만 그때도 자연보호론 자들의 반대에 부딪쳐 이 사업은 오랫동안 수면 아래로 잠적해 있었다. 이것이 김태환 도정에 이르러 급부상 한 것이다.

사실 김태환 지사는 한라산 케이블카 건설을 위해 여간 공들이지 않았다. 해군기지, 내국인 카지노, 영리병원 등과 함께 도정의 운명을 걸다시피 하면서 추진해온 주요 사업이었다.

그래서 김태환 도정은 마지막으로 ‘한라산 케이블카 타당성 검토 TF팀을 구성, 지난 8개월여에 걸쳐 영향평가 및 검증 작업을 벌이도록 했었다. 바로 그 결과가 5일 '종합의견'이란 형태로 발표되었다.

이에 따르면 구상중인 케이블카 영실노선은 “생태적 영향과 경관훼손의 부정적 영향이 크다”며 사실상 반대의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TF팀의 활동이 도민사회에서 찬-반 논쟁으로 이어져 온 한라산 케이블카 논쟁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로써 표면상 케이블카는 일단락 된 셈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가 문제다. 김도정이 케이블카에 연연한 것은 나름대로 한라산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케이블을 반대해온 쪽에서는 한라산을 보호 할 수 있는 대안(代案)을 내 놓아야 한다. 만약 아무런 대안도 없이 현 상태대로 방치한다면 한라산은 계속 망가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먼 훗날 케이블카 재논의의 불씨가 될지도 모른다. 50년 전의 한라산과 지금의 한라산을 비교하면 사막화에 가깝다. 한라산 보호의 기준 시점을 과거로 삼아야지 현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