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화재발생과 날씨와의 관계
[나의 생각] 화재발생과 날씨와의 관계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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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이롭게 하면서도 또한 한시도 경계하지 않으면 큰 재난을 불러오는 불, 불은 고의적인 방화가 아닌 이상 늘 얘기치 못한 곳에서 일어나며 한번 불이나면 일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바삭바삭 마른 풀에 무심코 담배꽁초를 던진다든지, 산에서 불을 잘못 다뤘던지, 아무튼 화재는 불가항력적이기보다는 사람들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것이 더욱 많다. 겨울철은 물론 봄철에도 화재가 많이 발생한다. 화재와 관련이 있는 기상요소로는 습도, 기온, 바람 등이 있다. 그렇다면 화재는 과연 날씨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화재와 상대습도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건조한 날에는 화재 발생수가 많고, 습한 날에는 화재 발생수가 적다. 이는 습도가 낮으면 발화시 연소 촉진이 커지므로 발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계절별 화재발생건수를 보면 겨울과 봄이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여름과 가을이 거의 같은 경향을 보인다.

여름과 가을은 같은 상대습도 값에 대하여 겨울이나 봄에 비해 화재건수도 2/3정도 적은데 이러한 차이는 추운 겨울과 봄철에 불의 사용빈도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과 봄철에는 대기 습도가 30~40%밖에 안 되고, 또한 이때는 공기가 압축되어 공기 속에 산소 함유량이 많아짐으로서 연소 속도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보통 연소는 기온이 높을 때 활발하고, 기온이 낮을 때에는 활발하지 않다. 겨울과 봄철에는 다 같이 습도가 낮아 화재발생이 염려가 크지만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 봄에 비해선 발화가 어려운 편이다.

큰 화재의 경우를 보면 단순히 습도가 높고 낮음보다 오히려 얼마나 오랫동안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었는가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까닭은 건물 내·외부의 목재나 가구 등이 오랫동안 건조해 있으면 수분 함량이 감소로 인해 연소가 쉽기 때문이다. 실효습도는 바로 이와 같은 장기간의 건조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화재예방을 목적으로 3일전부터의 상대습도에 가중치를 주고 산출한 지수이다.

일반적으로 실효습도가 50% 이하면 인화되기 쉽고, 40%이하에서는 불이 잘 꺼지지 않으며, 30%이하일 경우는 자연발생적으로 불이 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상청에서는 실효습도 35%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는 건조주의보를, 실효습도 25%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에는 건조경보를 발표하고 있다.

화재 발생과 풍속과는 그리 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화재의 경우는 바람이 강한 날에 일어나는 비율이 높은데, 이는 일단 불이나면 불티가 바람을 타고 광범위하게 급속도로 퍼질 뿐만 아니라 연소도 극히 빨라지기 때문이다.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기상조건은 오랫동안 대기가 건조한 상태에서 바람이 강하며 습도가 낮을 때인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화마는 한순간에 우리가 이뤄놓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우리 모두 화재가 발생하기 쉬운 계절에 서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다.

김  기  락
제주지방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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