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고 오는 2012년에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유치하는 등 제주의 자연환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도는 이제는 제주를 세계환경수도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를 명실상부한 세계의 환경보전과 이용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의 물영아리, 물장오리, 1100고지 습지 등 3곳의 습지가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있고 조천읍 선흘리 지역 1.4㎢에 이르는 동백동산 곶자왈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대규모 곶자왈은 이외에도 서너군데가 더 있다.
이 같은 곶자왈이나 습지는 제주자연의 허파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처럼 소중한 제주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이를 세계적 환경보고로 만들겠다는 ‘세계환경수도 조성’ 노력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지원할일이다. 25일 계획되고 있는 ‘세계환경수도 만들기 발전 전략’ 워크숍도 제주환경수도 건설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환경수도’라는 말은 생경하다. 환경수도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그것의 정체성이나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차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들도 행정당국에서 말하니 “그런가 보다”하는 정도다. 그래서 구호 수준의 ‘세계환경수도’에 대한 개념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나라의 수도가 하나이듯 제주가 세계에 하나 뿐인 환경 중심지라는 말인지, 환경수도와 환경도시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환경수도 지정 조건이나 인준 또는 인정 주체는 어디인지, 환경수도가 된다면 어떤 실익이 담보되는지, 세계환경수도는 세계에서 하나뿐인지 아니면 국가별로 1개도시를 선정하는 것인지, 환경수도 시민의 역할과 책임 문제 등등에 대해 우선 알기 쉽게 정리하고 이를 알리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소위 전문가라는 이름의 몇몇이 입을 맞추고 ‘세계환경수도’를 외친다고 환경수도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