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갑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미소와 인사말이 민원인들의 대답 없음에 표정이 살짝 굳어진다.
자신이 챙기고자 하는 일에 전념하는 듯 앞만 보며 들어오고 나가는 민원인들에게서 여유라곤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일상이 바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가볍게 목례라도 해 주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 혹시 인사하는 소리가 작아서는 아닌지 다음에는 목소리의 톤이 한층 높아진다.
‘아이구, 고생하십니다.??라는 민원인의 답변에 금새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해 진다.
이렇듯 민원인들의 사소한 몸짓, 표정 하나하나가 가사를 뒤로 한 채 자원봉사에 나선 여성자원봉사자들의 마음을 가볍게 혹은 무겁게 좌우한다.
우리 서귀포시가 공무원들의 틀에 박힌 청사와 민원안내 업무를 서귀포시 자원봉사센터와 협의하여 지난 2월 1일부터 여성자원봉사자들이 제1청사 현관 입구에서 안내 도우미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이제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은 짧은 기간이지마는 안내 데스크에서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상황을 지켜보면서 받은 느낌이다.
좀 더 시민들에게 다가가 시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행정과 시민간의 거리감을 좁혀 나감으로써 소통과 변화의 시정구현을 위한 소박함에 뜻을 두고 시작한 이 시책은
15개 단체 40명으로 구성되어 여성자원봉사자들이 반나절 또는 하루씩 안내 도우미 활동을 하는데 그렇지 않아도 왠지 딱딱하게 느껴지는 행정기관에서 처음 해보는 봉사활동이라 선뜻 민원인들에게 다가서기가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 이도 잠시 30분이 지나고 1시간이 지날 즈음이면 어색함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민원인들의 응대 인사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오랜 기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얻은 노하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도 수백 명이 출입하는 민원인들을 대하면서 일일이 사무실이며 민원처리 부서를 안내하느라 제대로 한번 앉아 쉬어 보지도 못하는 모습에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
동네에서 어른이 길을 가다 학생이나 청년이 알아보고 꾸벅 인사를 하고 지나면 ‘저 누구아들 사람 됐네.??라는 말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인사 하나 잘하는 것 보고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는 단적인 예다. 친절한 말 한마디, 세상도 바꾸고 천냥 빚도 갚고, 아이의 미래도 바꾸는 마술사라 한다.
또한 친절한 말 한마디는 주는 이도, 받는 이도 웃게 한다. 남을 깎아내리면 내가 내려가고, 남을 올리면 나도 올라가는 게 세상 이치가 아닐까 한다.
우리 공직자와 시민이 무던히도 애쓰는 여성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노력하여 밝고 친근한 서귀포시, 더 나아가 소통과 변화의 서귀포시를 구현하는데 한 알 밀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강 연 호
서귀포시청 총무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