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출마 선언과 세 가지 기대
[사설] 불출마 선언과 세 가지 기대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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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도정 6년 치적, 그리고 지역사회에 보내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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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도정’의 남은 임기가 4개월 남짓이다.

오늘을 기점으로 하면 정확히 130일 남은 셈이다.

이 기간 김태환 지사는 지난 6년 도지사 재임기간을 정리하고 다음 도정 책임석에 깔끔하게 도정을 넘겨주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

재임 6년의 무게를 감안하면 여간 짧은 기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김 지사는 오는 6월2일 실시되는 도지사 선거에 나오지 않겠다고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사심 없이 마무리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김 지사는 지난 2004년 6월 전임자의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도지사 재선거로 당선된 후 지난 2006년 도지사 선거에서 재선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는 6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만 6년간 제주도정을 이끌어 온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 지사는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일선 시장ㆍ군수와 부지사를 거쳐 민선 도지사에 재선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개인적 호ㆍ불호나 입장에 따라 평가는 다르겠지만 그가 남긴 공직자로서의 족적과 제주발전에 대한 기여도는 무조건 폄하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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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가 재임 중 이뤄놓은 치적만 보아도 그의 열정적 도정 수행을 가늠 할 수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4개시군 기초단체 폐지의 후유증은 남아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도의 특별한 지위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고 전국 행정자치 재편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

 여기에다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나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세계환경보전총회 유치 등은 제주의 위상을 세계로 넓히고 드높였던 쾌거라 할 수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지역주민 간 갈등과 도민 여론 분열의 부작용은 있었지만 국가안보와 우리나라 수출입 산업 물량 수송로 안전을 위한 국책사업 유치에 소신을 보인 것은 ‘인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도정 추진’ 의지 때문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았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명분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해군기지 유치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김 지사의 말대로 역사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김 지사 재임 6년에 대한 평가는 그의 말대로 역사에 맡긴다 해도 그가 이뤄놓은 치적까지 도매로 깎아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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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김태환 도정 6년 평가’에 관계없이 오는 6월 실시되는 도지사 선거 불출마 선언은 그 속내야 어디에 있건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현직 기득권과 프리미엄이라는 유리한 조건을 내던져버리기가 쉽지가 않을 것이고 공직생활 수십년 간 관리해왔던 표밭을 쉽게 포기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김 지사는 불출마 선언을 했다.

그러기에 이를 통해 제주사회에 세가지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먼저 ‘세대교체’의 당위성이다. 이제는 시대추이와 요구에 따라 구시대적 인물들은 뒤로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을 선택해야 제주의 활기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메시지다.

다음은 현직 지사의 불출마로 공무원의 선거 줄서기나 편 가르기 등 고질적 폐해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문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제주사회에 원로가 없다”는 자조적 분위기 속에서 선거불출마 선언으로 선거갈등이나 후유증에서 초연한 지역원로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따라서 김 지사 불출마 선언은 그 이면을 들여다보기보다는 겉으로 나타난 현상을 통해 제주사회의 틀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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