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식하는 공공도서관의 모습은 취업이나 고시, 학과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이나 성인들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붐비는 일반열람실(공부방 기능) 온갖 수험서적과 입시서적들로 가득 찬 책상보다 고급 정보에 대한 탐구활동을 하거나, 각종 문화행사 참가를 위해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의 활동공간이 협소해 보이는 곳,
소장된 자료의 중요성과 이용가치, 사서직원들의 역량과 서비스, 프로그램의 유익성 또는 이들을 이용하기 위한 각종 편의 시설과는 상관없이 조용한 공간에 책상과 의자만 있으며 가능한 커다란 독서실 운영에 행정력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많은 시민들의 지적이 있어왔습니다.
지난 2008년 11월 개관한 지역대표도서관인 한라도서관은 이와 같은 모습으로부터 한발 비켜서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공부방이 부족하고, 운영시간도 짧다는 등 여러 가지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는 여전히 도서관을 일종의 독서실로 간주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라도서관은 전국에서 첫 번째로 설립된 ?지역대표 도서관?입니다. ?지역대표도서관?이란 한마디로 ?도서관을 위한 도서관?이라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제주지역의 도서관 시책을 수범적으로 시행하고, 이와 관련된 품질높은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지역대표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즉 공부방으로 이용하여 온 기존의 공공 도서관과는 기능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한라도서관에서는 지역대표도서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중앙의 유명기관ㆍ단체간 네트워크를 통한 각종 전문 고급 정보의 제공, 이용자가 원하는 신청자료 확보 및 대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장애 편의시설 등으로 시민들에게는 차별화된 정보와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는?독서실 같지 않은? 도서관의 참 모습에 신선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 성원을 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취업과 시험공부와는 상관없이 일반시민들의 누릴 수 있는 참 정보 마당으로 자리잡아가는 긍정적 효과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도서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리나라처럼 독서실 기능 중심으로 도서관이 운영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도 대형 공부방을 대폭 줄이는 대신 개방형 자료열람실을 확대하고, 다양한 문화적 소통 기능을 갖춘 도서관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으며, 도서관 본연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한라도서관은 공부방을 자료실 열람실안으로 흡수하여 다양한 이용자들의 지식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열려있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중심의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우리 제주에도 선진국의 도서관처럼 모든 시민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책을 읽고, 사색하고, 글을 쓰고, 문화를 공감할 수 있는 멋진 도서관이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한라도서관은 도민은 물론 관광객과 외국인들에게도 활짝 열린 문화의 광장이고자 합니다. 또 그렇게 되기 위해서 앞으로도 관련 자료의 확보 등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금년에는 시민들에게 친숙한 도서관으로서 각종 고급 정보와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하며 이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어린이 자료 열람실 공간을 배로 늘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자녀들 가족모두가 가정과 같은 쾌적한 환경에서 과학적 탐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모쪼록 지역대표도서관으로 탄생한 한라도서관의 설립 취지를 깊이 이해하여 주시고,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신 군 익
한라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