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현상일 테지만 제주도에서도 ‘구인난(求人難) 속 구직난(求職難)’이라는 이상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 사회라면 실업자(失業者)가 적어야 하고, 반대로 직장 구하기가 어려워 실업자가 넘쳐나는 사회라면 구인난 현상이 없어야 정상적인 사회라 할 것이다.
하지만 제주사회에는 구직난과 구인난이 함께 상존하고 있다니 당국의 해법 찾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책임은 우선 마땅한 일자리를 실업자들에게 제공해 주지 못하는 당국에도 있지만 ‘취직 눈높이’를 마냥 높여 잡아 월급 많고 편하며 일 덜 하는 직장만을 선호하는 구직자들 본인에게도 없다하지 못한다.
통계청 쪽의 발표대로라면 지난달 현재 도내 실업률 및 실업자 수는 1.4%, 5000여명이라고 한다. 여기에 내달 쏟아져 나올 대졸 미취업자 1000여명이 가세하면 실업자 수는 6000명을 넘어선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는 구인난이라는 말이 어불성설(語不成說)이어야 맞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6000여명의 미취업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 등에서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는 필요 인원수가 무려 8000여명이나 된다는 것이 고용지원센터의 집계 결과다. 결국 미취업자 수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음에도 실업자가 넘치고 있는 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하기야 당국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게 최 상책이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최 상책이 없으면 차선책을 쓰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바로 구직자들의 눈높이를 한 단계,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두 단계까지도 낮추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놀고 있는 인재들이 국가 생산력 증대에 이바지해야 한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