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싸움에 혁신도시 등터질라
[사설] 세종시 싸움에 혁신도시 등터질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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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공식 발표로 전국이 찬-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고 있다.

우선 집권당인 한나라당부터 그렇다.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는 친이계(親李系)와 이를 반대하는 친박계(親朴系)가 위험 수위다. 국민들 또한 극명하게 찬-반으로 갈려 있다.

또한 각 지방 간에도 세종시 수정안으로 인한 지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찬-반이 맞서 있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찬-반 양론을 뜯어보면 거기에는 각각의 맥(脈)이 하나씩 떠받치고 있다.

찬성하는 쪽들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거나 아니면 그곳에 값나가는 땅이나 아파트 등 부동산을 많이 소유한 돈 많은 지방민들이다. 9부2처2청의 중앙정부 청사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을 좋아할 리 없다.

 땅값, 아파트 값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수정안 반대쪽은 거의 돈 없는 지방민이다. 수도권이 너무 비대하다보니 모든 일자리가 거기에 몰려 있다. 교육기관도 같다. 따라서 지방민들은 자녀문제로 심신이 함께 늙는다.

일부 행정부를 국토 중심부로 옮겨 전국을 균형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노무현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고 각 지역별· 혁신도시, 기업도시, 산업단지 등을 조성, 전 국토를 균형 발전시키려한 것은 그래서 멋진 국정철학이요, 정책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원안을 뒤집어 13개 중앙행정 부처-청의 이전을 완전 백지화시킨 대신 희한(稀罕)한 각종 특혜를 베풀면서 대 기업을 유치, 새로운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조성한다니 반발이 일어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혁신도시 건설에 이미 착수한 각 지방의 반발이 크다.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세종시가 블랙홀로 작용, 혁신도시 건설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제주혁신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서귀포시에 조성되고 있는 제주혁신도시의 평균 토지 분양가는 평당 157만 원이다. 특혜 논란에 싸인 세종시 원형지 분양가 36만~40만원의 4배나 비싸다.

세종시 특혜성 땅값 때문에 아마 제주혁신도시 토지분양이 난관에 부딪칠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고래와 같은 세종시 싸움에 새우와 같은 혁신도시의 등이 터지는 격이다.

하기는 정부가 원형지 공급 등 세종시 혜택을 혁신도시에도 적용하겠다지만 과연 믿을 수 있을까. 현재로서 가장 최고 최선책은 세종시 원안대로 가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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