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종시 불똥, 제주신공항에 튈라
[사설] 세종시 불똥, 제주신공항에 튈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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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문제로 나라 안이 매우 시끄럽다.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를 전 정권이 계획한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법을 뜯어고쳐 새로운 기업-과학 도시로 변경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싼 찬-반으로 온 나라가 갈등 투성이다. 여당 내의 친이(親李)-친박(親朴) 간, 여-야 정당 간, 지역과 지역 간, 국민과 국민 간, 그리고 재벌과 서민 간에 대립각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론이 크게 분열되고, 재벌에 대한 특혜 시비 등 갖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대로라면 이미 각 지역별로 추진 중인 혁신도시, 기업도시, 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이 어떤 형태로든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재 대구-경북-충북-전북-전남-광주지역에서 반발이 거센 것도 그 때문이다. 심지어 세종시 원안 수정에 찬성했던 김문수 경기지사까지 최근에는 세종시 대기업 특혜에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국가의 백년대계 역행”-“수도분할로 인한 행정의 비효율”-“자족기능 부족” 등을 내세워 세종시 수정안을 강행하면서 입주 기업들에 헐값 토지공급, 세제지원 등 특혜를 주려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9개 중앙 행정부처 이전을 핵심으로 한 세종시 원안 백지화에 반발하는 충청권의 인심 무마를 위해 청주공항의 대규모 허브공항 화를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될지 말지 모른 제주신공항 건설에 목이 메어 있는 우리로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렇잖아도 제주신공항 문제는 영남지역의 동남 권 대규모 국제공항 신설에 밀려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던 터다. 그런데 이번에는 청주공항의 대규모 허브공항 화 얘기가 느닷없이 튀어나와 이에 대한 대책도 미리 검토돼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영남의 동남권 신공항과 청주의 허브공항, 제주의 신공항 건설을 놓고 삼각 경쟁을 벌인다면 그 승패는 점치기 어렵지 않을 줄 안다. 요즘 이명박 정부의 스타일로 볼 때 세종시 수정에 따른 충청민심 달래기용으로 제주신공항을 밀어내고 청주공항의 허브공항화를 최우선으로 밀어붙이는 것쯤은 충분히 상상할 수가 있다. 세종시의 불똥이 제주신공항으로 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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