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조커로 존재감을 부각시킨 미친 왼발 이상협(24)이 새 둥지 제주유나이티드에서 그라운드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2005년 FC 서울에 입단한 이상협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김은중과 함께 제주로 적을 옮겼다. 프로 5년차, K-리그 통산 64경기 12골 4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의 특급조커로 맹위를 떨쳤던 그였기에 갑작스러운 이적은 많은 이가 놀라는 동시에 의아해했던 사건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주의 동계훈련에 합류한 이상협은 이적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축구인생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물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제주에 입단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상협은 프로 입단 후 첫 이적이라서 걱정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제주에 와보니 운동 환경이 너무 좋았고 팀 분위기도 만족스러웠다. (김)은중이형과 같이 입단해서 그런지 커다란 불편함도 없다. 왠지 2010년에는 좋은 결실을 맺을 것 같다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이어 이상협은 특급 조커후반전의 사나이와 같은 자신의 별명을 떨쳐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 별명 안에는 풀타임 출전하지 못하는 반쪽 선수라는 한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변화는 기회를 만든다고 밝힌 이상협은 서울에서는 조커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많은 기회와 도전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전으로 도약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시즌에 중도 하차한 알툴 감독에 이어 제주의 사령탑을 물려받은 박경훈 감독이 이상협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표방하는 박경훈 감독에게 폭발적인 왼발 슈팅력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겸비한 이상협의 존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상협은 박경훈 감독이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사령탑 시절 때부터 아끼던 제자였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반드시 확신으로 바꿔 놓겠다는 이상협은 단지 말이 아닌 운동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답일 것이다. 지난해 제주가 득점력이 모자랐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보다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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