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청년작가 5인 개인부스전 열려
제주청년작가 5인 개인부스전 열려
  • 고안석
  • 승인 2010.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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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16일까지 문예회관 제1전시실

제주청년작가 5인 개인부스전이 11일부터 16일까지 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부스전에는 문창배, 오기경, 이미선, 이승수, 김선일 화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부스전에 모두 7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개인부스전은 침체된 제주미술문화에 활기를 불어넣고 청년작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장르간의 경계를 넘어선 도내의 청년작가들로 구성된 4인(문창배, 오기영, 이미선, 이승수)과 신진작가 1인(김선일)이 한자리에서 모여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도민들과 공유하게 된다.

■문창배(작품:시간-이미지)

문창배씨는 시간이란 이미지를 화폭 속에 담고 있다.

수많은 돌들. 그리고 하늘하늘 바람결을 가로질러 땅밑으로 떨어지는 낙엽들.

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모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끝이 세월의 흐름 속에 둥그스럼한 게 엄청난 세월의 무게 속에서 깎이고 깎인 흔적을 남긴다.

커다란 돌들 앞에 누워있는 돌들의 크기를 보면 마치 시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흐미한 빛깔로 거석같은 돌들이 화폭 뒤편에 자리잡고 있다. 그 앞으로 거석들의 흔적이 널브러져 있다.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그 속에 카오스의 이론처럼 어떤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규칙성은 바로 시간의 흔적이다. 영겁의 세월 속에서 거석들은 바람에 깎여 거석의 흔적을 남긴다.

그게 화폭 속 앞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돌들이다.

이런 돌들에게도 질서가 있다. 세월의 흔적에 따라 차례대로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 안주하고 있다.

■오기영(작품:도시이야기)

모티브는 도시이미지다. 도시 이미지 중에서도 무차별적인 도시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공간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도시개발로 인한 공간의 획일화와 소외와 번민 등을 작품 속에 담고 있다.

인공적이고 가공적인 공간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고독과 소외, 그리움은 현대사회의 어두운 단면들로 오기영씨의 작품 속에는 이런 다소 암울한 형상들이 담겨져 있다.

오씨는 전통 채색인 장지기법과 현대 사회가 만들어 낸 인쇄매체를 응용한 기법적 탐구를 채택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장지기법을 사용한 이유는 표현 도구에 불과한 재래식의 붓이나 먹에 의존하지 않고 이색적인 기법을 연출하고자 한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 도시 이미지 공간들은 사라져 가는 구조물 개념의 상위인 정신적 의미이면서 부정적인 상황의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선(작품:비단위에 채색)

불변적 질서에 대한 애착이 작품 속에 녹아나 있다.

보기에는 그저 평범하고 수수한 모습이지만 좀 더 살펴보면 춤꾼의 흥겨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 씨의 작품에는 한국화의 특징인 정적인 부분과 동적인 부분 모두를 찾아볼 수 있다.

조금의 미동도 허용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감정의 최고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심리적 동요를 볼 수 있다.

이런 동요는 작품을 만들 때 나타나는 작가만의 느낌으로 이 씨는 이런 감정을 그림이란 매개체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 씨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즐겁다.

■이승수(작품:제주이야기)

존재를 비워내기의 형식으로 표상하는 이승수의 작품은 관객을 동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른바 현실적 존재가 상상적 대상으로 바뀌어 새롭게 인식되는 것이다.

그물망으로 짜여진 해녀 조형의 텅 빈 내부는 해녀의 이야기를 다양한 의미로 확대시키는 공간이 된다.

작가는 이러한 메시지의 연극성을 강조하기 위해 물고기를 인물상의 내부에 떠다니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부분적으로 실재감을 느끼게 하는 신체의 얼굴과 같은 부분들을 배치함으로 해서 실재하는 것과 부재하는 것 사이의 관계를 대치시키고 있다.

텅 빈 해녀와 돌을 품은 물고기와 돌로 채워진 돌하르방은 그 자체가 허상적 형상으로 제작된 것이지만 그것들이 파생하는 의미는 보는 이를 새로운 동화적 세계로 이끈다. 그 동화 형식이 주는 가벼움은 우리에게 즐겁고도 한편으로는 심오한 메시지를 전해 준다.

■김선일(작품:삶)

김 씨는 이번 전시회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의 원리에 의해 자기 자신을 숨기며 마치 아무런 이성이 없는 사람들처럼 경계하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정체성에 의구심을 품게 된 것.

이런 생각들은 김 씨로 하여금 작품이란 자신의 분신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게 김 씨의 작업의 출발점이 돼 버렸다.

김 씨의 전시 작품의 설치 구성은 인체와 철로 된 사각 프레임.

검정 프레임 속의 개성도 없고 표정도 없는 같은 모습의 남성과 여성은 사각틀에 스스로를 가두고 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의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틀 속에 갇혀 있는 사람들 사이에 잔뜩 움추린 인체는 지금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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