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 건설 타당성 용역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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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호남을 연결하는 해저터널 사업이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2010년도 예산안에 제주-호남해저고속철도 타당성 조사 명목의 예산 10억원이 배정됐기 때문이다.
이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 타당성 조사 용역비는 그동안 ‘허황된 꿈‘으로만 여겨졌던 제주도민의 연륙의 꿈이 현실세계로 진입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제주도민으로서는 신년벽두의 낭보(朗報)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주도민들은 그동안 육지부와 떨어져 고립된 채 살아왔다. 바다건너 160km 저쪽을 ‘육지’라 부르며 연륙의 꿈을 키워왔던 것이다.
처음에 목선을 이용해 육지와 교통했고 점차 다양한 여객선으로 육지와의 나들이 길을 넓혀 왔다. 지금은 비행기를 이용한 하늘길이 열려 도민들의 육지나들이는 한결 쉬워지기는 했다.
그러나 거센 풍랑이나 악천후로 인해 왕왕 연륙교통 수단은 단절되기 일쑤였다. 항공편에 의존도가 높은 제주도민들은 그만큼 경제적 부담도 안아야 했다. 항공편에 의한 교통비 부담으로 제주관광은 달갑지 않은 ‘바가지 관광’의 별명까지 얻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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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주도는 빼어난 국제적 관광지이면서도 가격경쟁력에 밀려 관광산업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상변화에 관계없는 제주의 접근성확보와 교통비 인하는 제주도민의 숙원일 수밖에 없었다.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추진은 이러한 제주도민의 꿈과 한을 풀어주는 ‘꿈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지난 2007년 7월 김태환 제주지사와 박준영 전남지사가 제주-완도 간 해저터널 건설사업 공조 방침을 밝혔을 때만 해도 그저 한번 해보는 ‘꿈 이야기’로만 여겼던 이들이 많았다. 기술력은 확보됐다고 해도 천문학적 건설예산 마련이 요원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꿈같은 이야기가 국회의 새해 예산안 반영으로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해남 간 해저고속철도는 목포-해남-보길도-추자도-제주 사이의 바다 밑과 바다 위를 연결하는 167km의 대형 건설공사다.
한국교통연구원은 1년전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따르면 11년의 건설사업 기간에 14조60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사업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제주까지 KTX로 2시간 26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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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집단의 정확한 진단과 분석이 나올 터이지만 제주와 호남 간 해저고속철도가 건설된다면 제주는 천지개벽(天地開闢)과 같은 변화가 올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변화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혼재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측면을 확대하여 담보 할 수 있는 장치만 마련된다면 제주의 변화는 가장 아름다운 변화가 될 것이다.
제주의 개벽천지 같은 변화 말고도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건설 사업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고용효과도 그러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정부가 관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발전 동력의 기간사업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제주-호남 간 해저고속철도는 한국관광산업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관광한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투자가치가 충분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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