己丑年 올해 외자유치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미국 등의 투자문의가 잦아들었고, 유가하락으로 중동자본의 움직임도 둔화되었다.
다행히 우리 도에서는 버자야그룹으로 상징되는 화교자본에 일찍이 주목했고 중국경제의 부상에 따라 작년에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중국 북경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금년에는 북경과 상해에서 민관 합동 투자설명회를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오는 가운데, 분마그룹이 이호유원지에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중국본토 자본유치에 물꼬를 터놓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올해보다 경인년 새해를 더 낙관하는 이유는 가시화된 투자유치 성과 몇 건이 아닌 급증하는 범화상권으로부터의 투자잠재력 때문이다. 북경, 상해를 비롯하여 홍콩, 심천, 장춘, 장사 등 각처에서 투자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화교자본이 제주미래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도는 제도적 여건마련과 투자유치활동 양 측면에서 대응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화교자본을 이용, 화교권 수요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라는 의미에서 以夷制夷 (이이제이) 에 빗대어 以華制華 (이화제화) 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중국인이 좋아하는 가족용 해외별장 취득이 가능하도록 관광3법 일괄이양에 따라 관광진흥조례를 제정하여 외국인에 대한 휴양콘도 분양기준을 완화했으며, 법무부와 협의하여 콘도 등 휴양체류시설 매입자에 대해 영주권 등 장기체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의료관광은 養生과 不老長生이 평생가치인 중국인들을 빨아들이는 잠재된 블랙홀이다. 이를 위해 우리 도는 관광지·단지내에 의료, 주거, 관광 등 복합시설물을 허용하는 제도를 마련했고, 투자개방형병원 도입을 4단계 제도개선으로 추진해나가고 있으며, 영어교육도시내 국제학교 등에도 중국과 동남아 화교권을 겨냥한 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해 나가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내년부터 요트 등 해양스포츠 시설과 휴양리조트 등의 복합입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가 정부차원에서 마련됨에 따라 사면이 바다인 우리 제주의 해양관광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투자진흥지구 대상업종을 확대하는 등 인센티브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한반도를 삼각으로 엮는 요트기항지, 태평양으로 향하는 크루즈 거점 마리나로서 동아시아 해양관광을 주도해 나갈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
제도적 장치 마련과 아울러 홍보활동측면에서도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해외투자설명회를 관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해 나간다. 지금까지는 정책적 차원에서 일반적 투자환경설명회에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마케팅 차원에서 민간기업이 투자상품을 내놓고 관심기업과 투자기회를 타진하는 개별심층상담회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언론사를 초청하여 인터뷰 기회를 마련하고, 설명회 참가기업의 반응을 사실적으로 전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지 언론을 최대한 활용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유력 타겟기업에 대한 맞춤형 개별초청 팸투어도 추진한다. 투자유치자문관, KOTRA 등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투자여력이 있는 유망기업 CEO 등이 원하는 시기에 제주를 방문할 수 있도록 기획해 나갈 계획이다.
관광개발에서 나아가 투자유치 대상을 다양화해 나간다. 첨단기업, 연수원 유치가 꼭 국내기업이어여만 할 이유가 없으며, 외국기업이면 금상첨화다. 비행거리 2시간 내에 교육과 휴양을 병행할 수 있는 곳, 제주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별자치도 이전 22개월 걸리던 인허가 기간을 조직통폐합, 업무처리 개선을 통해 올해까지 8개월로 줄여왔지만 내년에는 사안별로 6개월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고삐를 더 죄어 나갈 계획이다.
경인년 호랑이 해가 제주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비상하다. 기회를 엿보다 한번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면 그 기세를 막을 수 없는 호랑이처럼 특별자치도 이후 9건·2조 7,168억원의 투자유치 내공을 쌓아온 우리 도의 외자유치가 중국과 화교자본의 탄력이 붙일 때 그 결과를 누가 알겠는가? 庚寅年, 以華制華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 진 석
제주도 투자정책과장